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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FA 김현수, 극대화된 팀내 비중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9-17 07:03


2015 프로야구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무사 두산 김현수가 우전안타를 치고 있다.
kt는 선발투수로 3승 6패 방어율 7.54의 엄상백을 내세웠다. 두산에서는 4승 4패 방어율 5.12의 스와잭이 선발 등판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9.12/

16일 잠실 롯데전이 열리기 전 두산의 연습.

두산 김태형 감독의 표정이 밝을 리 없었다. 최근 2승8패. 떨어지는 경기력과 불균형한 투타 밸런스.

하지만, 김현수를 보면서 살짝 미소를 지었다. "정말 성실하고 멘탈이 좋은 선수"라고 했다.

그는 내야 수비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날 원래 포지션인 좌익수에서 1루수로 수비 위치가 변경됐기 때문이다.

시즌 전 김태형 감독은 김현수에 대해 "웬만해선 1루 수비를 시키진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발목이 좋지 않은 김현수를 무리하게 기용할 순 없다는 입장. 게다가 팀내 중심타자인 김현수에게 좀 더 안정감을 주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런데 두산은 지금 '웬만하지 않은' 상황이다. 기대를 모았던 데이비슨 로메로는 타격에서 불안하다. 설상가상으로 1루 수비 역시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다. 타선이 침체돼 있다. 타격감이 좋은 박건우를 이날 시즌 첫 1번 타자로 기용했다. 외야 한 자리를 결국 김현수가 비웠다. 김현수는 1루, 박건우는 좌익수로 이동했다.

하지만, 김현수는 여전히 적극적이었다.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실전에서 그 효과가 나타났다. 최근 5경기에서 김현수는 16타수 4안타, 2할5푼으로 타격 컨디션이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타점 역시 99타점에 5경기 째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김현수는 수비에 집중했다. 3회 1사 1루 상황에서 손아섭의 2루수 앞 땅볼이 나왔다. 2루 베이스를 밟은 뒤 병살타로 처리하기 위해 유격수 허경민이 1루로 힘껏 공을 뿌렸다. 하지만 송구가 원바운드. 매우 까다로운 포구였지만, 김현수는 감각적으로 잡아냈다. 깔끔하게 병살타로 처리했다.

5회 롯데는 선두타자 최준석이 홈런을 친 뒤 정 훈이 타석에 들어섰다. 1루수 앞 땅볼이 매우 까다로웠다. 그러나 김현수는 재빠른 판단으로 포구한 뒤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는 유희관에게 토스, 타자 주자를 아웃시켰다.

물론 5회 유희관은 4실점했다. 하지만 홈런을 맞은 뒤 투수가 흔들릴 수 있는 고비에서 나온 김현수의 호수비는 확실히 인상적이었다.

그는 기어이 이날 100타점을 돌파했다. 3회 2사 3루 상황에서 가까스로 컨택트한 타구가 2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큰 바운드를 그리며 굴렀다. 내야안타로 3루 주자 박건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6경기 째 타점 신고. 6년 만의 100타점을 돌파하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연장전에서는 글러브를 바꿔서 좌익수로 갔다가, 1루수로 복귀하는 장면도 있었다.

올 시즌 김현수는 매우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 자신의 역할 뿐만 아니라 팀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다용도 카드로 쓰이고 있다.

그는 시즌 초반 3번 타자로 주로 나섰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 로메로가 부진하면서, 4번 타자로 나서고 있다. 수비에서도 팀이 어려운 순간 좌익수와 1루수를 오가며 맹활약하고 있다. 기량 뿐만 아니라 팀의 전술적 가치가 그만큼 높다.

김현수는 올해가 끝난 뒤 FA 자격을 갖춘다. 강정호의 맹활약으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박병호 뿐만 아니라 김현수도 유심히 살피고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10년 '할부'로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농담섞인 희망을 말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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