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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로 넘어간 불법 도박 수사, 변수 있을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9-09 10:00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박민순 사이버수사팀장이 8일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강당에서 승부조작 및 불법 스포츠 도박혐의 수사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의정부=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9.08/

프로농구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큰 위기. 일단 첫 번째 상황은 종료됐다. 이제, 다음 상황을 지켜보며 또 다른 대책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프로농구판에 핵폭탄이 떨어졌다. 각 구단 주요 선수들의 스포츠 불법 도박 사건 수사 결과가 8일 발표됐다. 총 11명 현역 선수의 혐의가 입증됐고, 9일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다. 한국농구연맹(KBL)은 8일 이 11명 선수들의 명단을 공개하며 기한부 출전 보류 결정을 내렸다. 영구제명이라는 최악의 징계부터 자격 정지 얘기까지 나왔는데, 결론은 기한부 출전 보류 결정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아직 이들의 죄가 확실하게 판명난게 아니기 때문. 경찰이 혐의를 입증했다고 해도, 검찰 수사 후 재판 과정을 거쳐야 이들이 법적으로 진짜 죄인인지 아닌지 결정이 난다.

그래서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 경찰 설명에 따르면 11명의 선수들 사이에되 죄질의 경중이 있다고 한다. 어떤 선수는 대학 시절 뿐 아니라 프로에 와서도 상습적으로 도박을 했고, 액수도 수억원대에 이르기도 한다고 했다. 또, 어떤 선수는 대학 시절 같은 팀 동료 선수들 사이에 끼어 소액 베팅을 하는 선에 그쳤다. 지금 정황을 보면, 중앙대 선수들이 합숙 생활을 하며 불법 스포츠 도박이라는 공통 관심사에 빠졌었는데, 일부는 프로에 와 확실히 손을 끊고 일부는 이를 참지 못한 경우다. 11명 중 상습 도박 혐의를 받는 선수는 총 4명인데 명단은 발표되지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 일찌감치 언론에 실명이 공개된 김선형(SK)은 상습 도박 선수 4명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만이 경찰 수사 결과 발표에서 확인된 상황이다.

승부조작 혐의를 받은 선수 포함, 이 4명의 상습 도박 혐의 선수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하는 게 맞다. 하지만 어린 시절 잠깐의 외도에 선수 생활 자격을 박탈하는 것도 너무 가혹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래서 어떤 선수들이 어떤 정도의 죄를 지었는지 확실히 파악이 된 후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KBL이 생각에 기한부 출전 보류 결정이 내려졌다.

경미한 죄라면 재판장까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검찰쪽에서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지면 재판에 넘어가지 않고 사건이 종료된다. 죄는 지었지만, 상습적이지 않고 죄질이 가벼운 경우 이에 해당한다. 대학 시절 소액 베팅을 한 선수들이라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확률이 충분하다. 이 선수들까지 중징계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나쁜 행동을 했다는 자체는 분명히 지탄을 받아야 하지만, 기소가 되지 않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선수들에게까지 철퇴를 치는 것은 프로농구 존립 기반을 흔들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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