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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니갱망]무득점 전랜 정효근, 왜 4강 시리즈 부진할까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3-23 21:55


23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14-2015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원주 동부와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가 열렸다. 전자랜드 정효근(왼쪽)이 동부 윤호영에 앞서 루즈볼을 따내고 있다.
인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3.23.

이 코너는 프로농구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만들었다. 워낙 중요한 경기다. 빛과 그림자가 명확히 갈린다.

'니갱망'이란 단어는 인터넷 상에서 많이 쓰는 단어다. 강을준 감독이 LG 사령탑 시절 작전타임 때 자주 얘기했던 '니가 갱기를 망치고 있어'의 줄임말이다. 최근에는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선수를 지칭하는 단어로 폭넓게 쓰인다.

패자를 폄훼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승자가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지만, 독자가 궁금한 패자의 변명도 알려주자는 취지다. 플레이오프와 같은 절체절명의 경기에서 주요한 선수의 부진, 찰나의 순간 실수는 패배로 직결된다. 하지만 그들의 실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거꾸로 생각하면 플레이오프에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할 정도의 선수는 모두가 인정하는 기량과 실력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실수를 교훈삼아, 더욱 분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전자랜드의 6강 진출에는 정효근의 몫이 컸다. 플레이오프 직전 유도훈 감독은 그를 '잘해주면 좋고, 못해도 어쩔 수 없는' 선수로 냉정하게 분류했다. 정확한 판단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큰 경기였다. 정효근은 대형신인이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정효근 국가대표 만들기 프로젝트'를 농담삼아 얘기할 정도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정규리그에서 잠재력을 확인하긴 했지만, 아직은 덜 익은 선수였다. 하지만 그는 SK전에서 선전했다. 내외곽을 오가며 팀의 활력소가 됐다.

하지만 동부와의 4강전에서는 좀 잠잠하다.


수치로 나타난다. 6강 3경기에서 7.7득점 3.7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4강 3경기에서 2.7득점, 3.7리바운드, 1.3어시스트였다.

아이러니컬하게도 4강전에서 그에 대한 기대가 증폭된 상황이었다. 높이에서 절대 열세를 보이는 전자랜드였다. 반면 SK보다 높이가 뛰어난 동부였다. 당연히 이현호와 함께 정효근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줘야 전자랜드는 4강 시리즈를 뚫을 수 있다. 그러나 잠잠하다.

베테랑 김주성과 윤호영을 상대로 자신있게 플레이하는 모습은 여전히 인상적이다. 전자랜드가 부족한 골밑 돌파를 저돌적으로 하면서 파울을 얻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냉정하게 평가하면 실속이 없다.

3차전에서 그는 무득점에 그쳤다. 출전시간은 17분16초. 단 하나의 슛만을 쐈다. 4개의 리바운드와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가 내외곽에서 휘저어야 동부 수비는 더욱 혼란스럽다. 더욱 중요한 부분은 전자랜드의 기세가 더욱 살아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자랜드는 잘 싸우고도 막판 동부의 높이를 넘지 못했다. 사실 경기 막판 리카르도 포웰의 공격 효율성(야투율 39%)이 급격히 떨어진 부분이 직접적 패인이다.

하지만 동부가 포웰의 공격을 마크하기 위해 잔뜩 벼르고 있는 상황에서, 높이에서 대응해야 할 정효근은 부진은 전자랜드 입장에서 뼈아픈 부분. 여전히 전자랜드는 동부와의 힘싸움에서 지지 않았다. 즉, 4차전에서 정효근의 부활은 승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정효근은 "4강전에 들어서 부진한데, 6강전에 좋았던 슛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야투율이 떨어졌고, 김주성 윤호영의 수비에 파울관리도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일시적 부진. 그럴 수 있다. 6강전에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정효근이다. 하지만 아직도 신인이다. 이번 단기전은 그에게 큰 자산이 될 것이다. 그는 "4차전에서 좀 더 영리한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출전시간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이젠 마지막 낭떠러지다. 두 베테랑 형(김주성 윤호영)에 위축되지 않고 밀어부치겠다"고 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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