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퓨처스리그(2군)는 지난 시즌 김소담(KDB생명)이라는 쓸만한 재목을 발굴했다. 김소담은 2013~2014시즌 퓨처스리그 MVP로 이번 2014~2015시즌엔 1군 무대에서 당당히 경기당 평균 21분32초를 뛰는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다. 김소담은 아직 세기는 부족하지만 2점슛이 정확하고 골밑에서 몸싸움도 적극적이다. 그래서 KDB생명은 김소담의 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WKBL은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를 부활시켰다. 퓨처스리그는 경기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비주전급 선수들에게 단비 같았다. 1군 경기만으로는 백업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에게 충분한 출전 시간이 돌아가지 않았다. 그러면서 주전급과 비주전급의 실력차는 갈수록 벌어졌다. 급기야 한번 주전으로 자리매김하면 강산이 변해도 영원히 주전으로 버틸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런 주전들의 고착화는 여자농구의 세대교체의 속도를 늦췄고 국제 경쟁력 약화로까지 이어졌다. 또 백업 인생에 지친 일부 선수들은 출전 기회를 보장해주는 실업 무대를 찾아 떠나기도 했다.
이번 시즌 퓨처스리그도 한창 진행중이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기 때문에 일부 구단에선 1군과 퓨처스리그를 동시에 진행하는게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일부 선수의 경우 하루에 1군과 퓨처스리그 경기를 동시에 출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기에 굶주린 선수들은 퓨처스리그가 더없이 소중하다.
사진제공=WKBL
지난 시즌 1군 신인상을 받았던 김이슬(외환은행)은 요즘 퓨처스리그에서 어시스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지금 1군에서 뛰지 못하고 있지만 조급할 건 전혀 없다. 내 몸이 아직 준비가 덜 됐기 때문에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있는 것이다.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이런 무대가 있어 좋다"고 말했다.
요즘 퓨처스리그에서 주목하는 선수로는 KB스타즈의 센터 김민정, 신한은행 센터 양인영, 삼성 포워드 양지영 등이다. 김민정은 퓨처스리그에서 발군의 리바운드 능력을 보여주면서 주목받아 최근 1군 경기까지 출전 기회를 잡고 있다. 양인영도 좋은 경기력을 보이다가 코뼈를 다치는 바람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12~2013시즌 신인왕 양지영도 2군에선 득점 기계로 불릴 정도다. 이밖에 우리은행 박언주 김단비, KDB생명 구 슬은 1군과 퓨처스리그를 오가면서 바쁜 두집 살림을 살고 있다.
퓨처스리그는 초보 지도자들에게도 기회의 무대가 되고 있다. 이번 시즌 지도자로 변신한 전형수 신한은행 코치는 "양인영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는데 다치는 바람에 아쉽다. 퓨처스리그는 선수들이 승패 보다 우리가 준비한 걸 얼마나 코트에서 펼쳐 보이는 지를 점검하는 무대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자농구판에 가세한 하나외환 정선민 코치, 박정은 삼성 코치,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 등도 퓨처스리그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