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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팔꿈치 OK. 문태종 "한국농구 파워가 가장 큰 문제"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09-18 10:55


남자농구대표팀이 9월 4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란카나리아 라스팔마스의 그란카나리아 아레나에서 2014 FIBA(국제농구연맹)농구월드컵 조별리그 D조 4차전 리투아니아와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3연패를 기록중이다. 문태종이 리투아니아 선수들 수비 사이로 돌파하고 있다.
<그란카나리아(스페인)=사진공동취재단/스포츠조선 송정헌 기자>

두 달 전.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은 진천에서 농구월드컵을 위한 실전 연습이 한창이었다.

연습 자체가 매우 격렬했다. 약 2시간 동안 4대4 폴코트 프레스를 쉴 틈 없이 했다. 거기에는 문태종도 있었다. 한국나이로 올해 딱 40세.

연습이 끝난 뒤 선수들은 모두 녹초가 됐다. 문태종은 할 말을 잃은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표팀 한 선수는 "그 나이에도 대표팀에서 훈련을 똑같이 소화하는 게 (문)태종이 형은 서글퍼하는 것 같다"고 했다. 유재학 감독은 문태종에게 공격에 대한 움직임에 대한 배려는 있었다. 하지만 수비에 대해서는 똑같이 요구했다.

하지만 그는 끝내 모든 훈련을 소화했다. 그리고 농구월드컵에서 한국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그의 빠른 슛 타이밍과 노련한 움직임은 한국농구가 세계무대에서 유일하게 통하는 무기였다. 팔꿈치의 물혹이 터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17일 진천에서 가진 외국인 선수 연합팀과의 맞대결. 문태종의 움직임은 더욱 좋았다. 슈팅 타이밍은 더욱 빨랐다. 그리고 정확했다.

3점슛 6개를 포함, 20득점을 했다. 기록 자체가 문제가 아니었다. 그의 컨디션은 절정이었다. 궁금한 게 많았다.

팔꿈치는 괜찮다.

일단 그의 팔꿈치에 대해 궁금했다. 농구월드컵에서 터진 왼쪽 팔꿈치 물혹. 연습경기가 끝난 뒤 그는 왼쪽 팔꿈치에 장착했던 2중의 보호대와 보호패드 떼냈다.


문태종은 "조금 괴롭긴 하다. 순간순간 아파올 때가 있다. 하지만 슛을 던질 때는 별다른 지장은 없다. 다행히 왼쪽이다"라고 웃었다. 실제 경기에서 그의 슈팅감각은 문제없었다. 아니, 더욱 날카로워져 있었다. 대표팀 정태정 트레이너는 "경기할 때 또 다시 충격을 받으면 안된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관리를 철저히 하면 아시안게임 동안 경기력에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실 그는 프로에서 시즌을 소화하기도 쉽지 않다. 비시즌동안 체력을 관리한 뒤 시즌을 치러야 한다. 그러나 대표팀에서 모든 것을 불사르고 있다.

문태종은 "사실 좀 걱정이긴 하다. 벌써 시즌 4라운드 쯤 온 기분"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는 "대표팀이 끝난 뒤 빠르게 체력을 추스르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대표팀 훈련 초반 많이 힘들어했다. '처음에 많이 괴로워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자, 그는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통보를 받았다. 그래서 예상을 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힘들었나'고 묻자, "계속 반복훈련을 하는 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하루 이틀 정도면 괜찮은데, 피로가 계속 쌓인 상태에서 훈련을 장기간 하니까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다. 그는 "유 감독님이 처음에는 다른 선수와 똑같이 요구하셨다. 하지만 지금은 공격에서 코트 이동이나 컷-인 찬스에서는 체력을 비축해도 된다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수비는 똑같이 한다"고 했다.

농구월드컵 & 한국농구를 위한 조언

그는 농구월드컵이 첫 경험이다. "정말 기쁜 일이었다. 개인적으로 농구월드컵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대표팀의 어린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한 부분도 기뻤다"고 했다.

그는 유럽에서 톱 클래스의 슈터였다. 당시 운동능력도 대단히 좋은 선수였다. '10년 정도 일찍 농구월드컵을 밟았다면 좀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그는 "농구월드컵 뿐만 아니라 항상 그렇게 느낀다"고 했다. 옆에 있던 대표팀 통역 이재상씨는 "태종이 형이 농구월드컵에서 얘기해줬다. 슬로베니아 경기 도중 블록슛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점프했는데 그냥 지나갔다고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 얘기를 옆에서 듣던 문태종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환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그가 아는 얼굴도 있었다. 선수가 아니라 리투아니아의 긴타라스 크레피커스 코치였다. 대표팀에 머물고 있는 호텔에서 만났다. 문태종은 "경기 전 농담으로 '아직도 경기에 뛰는 지 몰랐다'고 그 코치가 말했다. 경기가 끝난 뒤 '와우. 여전히 3점슛이 정확하네'라고 둘이 같이 웃기도 했다"고 일화를 밝혔다.

한국농구는 월드컵에서 한계를 맛봤다. 문태종에게 물었다. 한국농구가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지적해 달라고 했다. 그는 "리바운드"라고 했다. 높이를 이용한 블록슛도 괜찮고, 나머지 테크닉도 향상될 수 있는 성질의 문제라고 판단한 듯 했다.

하지만 약간 추상적인 답변. '리바운드 능력의 향상을 위해서 필요한 일은 뭘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파워의 문제가 있다"고 했다. 결국 파워에서 계속 밀리다 보니, 코트 곳곳에서 불리한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는 말. 결국 센터진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게 된다. 그는 "국내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올바른 벌크업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맏형의 간결하면서도 날카로운 충고다. 진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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