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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농구가 SK 나이츠의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의 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두 차례의 굵직한 국제대회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귀화 여부 뿐만 아니라 그가 대표팀에 가세할 경우 최적의 조합과 관련, 선수 선발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농구협회와 한국농구연맹(KBL)이 공동 구성한 '국가대표팀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는 9일 "헤인즈 외에 로드 벤슨, 코트니 심스 등 국내에서 활약한 선수를 대상으로 귀화를 추진하려 했으나 벤슨과 심스는 모두 상황이 여의치 않아 헤인즈와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팀 유재학 감독은 그동안 귀화 선수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고, 헤인즈 역시 한국으로의 귀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구단측은 "그동안 한국에서 돈도 많이 벌고 결혼도 정식으로 하고 애착이 있다. 또 지난 시즌 불미스러운 일도 있고 해서 한국 팬들에 대한 보답의 의미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제농구연맹(FIBA)에서는 국가 당 1명씩 귀화선수를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은 이 규정을 활용하지 못했다. 지난 2월초 열린 대표팀 운영위원회에서 유재학 감독은 "단순히 내가 필요하다고 해서 귀화 선수를 영입해선 안 된다. 협회, 연맹 등 많은 이들이 귀화선수의 필요성을 느껴야 하는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유 감독은 왜 헤인즈를 선택했을까. 당초 유 감독은 정통 외국인 센터를 원했다. 국제 대회에서 상대팀의 강력한 센터를 막기 위해서는 좋은 기량을 갖춘 빅맨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귀화 가능 선수중 만족할만한 센터가 없었다는 것이 운영위의 설명이다.
운영위 멤버인 진효준 KBL 기술위원장은 11일 "수비와 리바운드가 좋은 빅맨이 없는 관계로 유 감독께서 국내 선수들과 호흡이 잘 맞고 공격력이 있는 헤인즈를 원하셨다. 정통 센터가 아니면 한국 농구에 흡수된 용병이 낫다는 것이다"라면서 "만일 헤인즈가 합류한다면 나머지 국내 선수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대표팀 합숙 기간 연습경기를 통해 최적의 멤버가 추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위원장의 말대로 헤인즈는 국내 선수들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고, 득점력 역시 나무랄데 없다. 빠른 스피드와 적극적인 몸놀림, 개인기를 가지고 있다. 골밑 돌파는 물론 중거리슛도 수준급이다. 국내 선수들과의 호흡도 크게 걱정할 일이 없다. 삼성, 모비스, LG, SK에서 6시즌 동안 뛰면서 수많은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양동근(모비스) 김선형(SK) 등 내로라하는 가드들과도 한솥밥을 먹었다.
운영위는 이달 말까지 헤인즈의 귀화 문제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대표팀은 오는 19일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 예비엔트리 15명을 소집한다. 헤인즈가 합류할 경우 국내 포워드 중 한 명이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KBL에 따르면 헤인즈의 귀화 기간은 한시적이다. 오는 10월초 인천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다시 외국인 선수 자격으로 국내 리그에서 뛰게 된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8월30일부터 스페인에서 열리는 농구 월드컵에 참가한 뒤 9월19일부터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 도전에 나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