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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와 KGC, 이유있는 희비쌍곡선

기사입력 2013-10-13 21:35 | 최종수정 2013-10-14 06:47

[포토] 질문 답하는 KCC 허재 감독
허 재 감독과 강병현. 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8.14/

이제 단 2경기만을 치렀다. 때문에 한 팀의 경기력을 평가하는 것은 너무 섣부르다.

앞으로 많은 변수들이 남아있다. 하지만 단 2경기에 강렬한 대비가 되는 팀이 있다. KCC와 KGC다.

KCC는 KT, 삼성과 함께 하위권으로 평가받았다. 후한 평가가 '6강 다크호스' 정도였다. 외곽 라인은 강하지만, 변변한 토종센터가 없는데다 외국인 선수도 인상적이지 않았기 때문.

반면 KGC는 우승권을 위협할 강력한 다크호스였다. 오세근이 복귀하는데다, 내년 1월 박찬희도 돌아오기 때문. 리그에서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모비스를 견제할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KCC는 전자랜드와 SK를 꺾고, 2연승. 특히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팀 SK를 79대60으로 완파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반면 개막전 직전 불의의 부상을 입은 김태술이 빠진 KGC는 2연패. 이들의 희비쌍곡선에는 확실한 이유가 있다.

허 재 감독의 이중적 카리스마

허 감독의 카리스마는 둘째가라면 서럽다. 너무 강한 카리스마 때문에 감독 부임 초기, 해프닝과 부작용도 있었다. 외국인 선수와의 쓸데없는 신경전도 있었고, 소속팀 선수들이 그의 '레이저 눈빛'에 주눅들어 제대로 된 경기력을 펼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시즌을 치를수록 허 감독은 자신의 카리스마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는 입버릇처럼 "착한 선수 필요없다. 나는 잘하는 선수가 가장 좋다"고 했다.

사실 대부분의 사령탑은 '착한 선수'를 선호한다. 특히 외국인 선수을 발탁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착한 선수'는 팀동료들과의 호흡, 그리고 수비와 리바운드 등 팀플레이에 착실한 선수를 의미한다. 허 감독이 자신있게 '잘하는 선수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카리스마로 충분히 '나쁜 선수'도 팀 플레이에 녹아들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중적이다. 공격과 수비에 대해 그렇다. 기본적인 수비가 안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지없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레이저 눈빛'이 나간다. 하지만 공격에 대해서는 매우 자율적이다.

기본적으로 수비는 근성과 반복적 연습으로 이뤄지지만,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한국농구 상황에서 공격은 타고나는 부분이 강하기 때문이다.

박경상 김효범 강병현 등은 2경기 동안 공격에서 자신감이 있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지난 시즌부터 지목했던 장민국 역시 KCC에 커다란 힘이 돼 주고 있다. 외곽이 원활하게 돌아가면서 좋은 골밑장악력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 선수 욀커슨 역시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수비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허 감독이 연습 중 가장 강조하는 부분. 이런 기본적인 조직력을 갖춘 상황에서 창의적인 공격력이 발휘된다. KCC가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초반이 고비일 수밖에 없는 KGC

KGC의 초반 고전은 예견된 일이다. 오세근이 아직 완전치 않은 상황. 오세근이 없는 KGC는 강력한 우승후보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KGC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김태술-박찬희로 이어지는 가드진의 강력한 압박수비였다. 그런데 양동근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강한 수비력을 지닌 박찬희의 공백은 지난 시즌에 이어 여전하다. 이정현 역시 없다. 양희종과 김일두 역시 부상에 이은 재활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때문에 시즌 초반 KGC의 전력은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약점이 많다.

KGC가 그나마 버틸 수 있는 요소는 두 가지다. 일단 김태술의 존재감이었다. 시즌 초반 팀 사정상 김윤태 이원만 최현민 정휘량 등이 많이 뛰어야 한다. KGC의 팀컬러에 맞게 이들은 좋은 수비력과 착실한 팀 플레이 능력을 가지고 있는 준수한 식스맨들이다. 하지만 이들을 지휘할 수 있는 확실한 에이스가 필요하다. 지난 9월 일본 가와사키 전지훈련에서 이상범 감독은 "김태술에게 시즌 초반 많은 부담감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태술이 뛰었을 때 KGC는 일정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김태술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모든 계산이 일그러졌다.

KGC의 약점을 메워줄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는 외국인 센터다. 하지만 KGC의 1순위 외국인 선수 에반스는 좋은 스피드와 순발력, 그리고 높이를 지녔지만, 골밑에서의 존재감은 떨어진다.

정상적인 상태의 오세근과 함께 뛸 때 위력이 극대화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어정쩡한 경기력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일단 KCC와 KGC는 희바쌍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KCC에는 불안한 요소가 있다. 확실한 토종센터가 없기 때문에 상위권으로 올라가기는 쉽지 않다. 반면 KGC는 시즌 초반 잘 버틴다면 오세근 양희종 김태술이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이는 시즌 후반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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