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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연승 브레이커' KGC, 또다시 SK 막았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2-26 20:56


이쯤 되면, 천적이라 부를 만하다.

올시즌 SK는 '기록의 팀'이다. 이미 역대 홈경기 최다연승 신기록을 세웠고, 통산 세번째로 라운드 전승을 거뒀다. 정규시즌 1위를 내달리며 최다승-최다승률 기록에도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SK에겐 '연승 브레이커'가 있다. 연승을 달릴 때마다, 기록을 눈앞에 둔 순간마다 KGC라는 거대한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26일 안양실내체육관. 이날은 SK에게 구단 역사상 최다연승 신기록 달성이 걸린 경기였다. 11연승을 달리며 타이기록을 이룬 SK로서는 한 발자국만 더 가면 기분 좋은 신기록을 세우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KGC는 또다시 막아냈다. 앞선 두 차례 승리와 마찬가지 결과였다.

SK는 개막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홈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개막전에서 1점차로 석패했지만, 이후 5연승을 내달렸다. '모래알'이라던 SK가 조금씩 "달라졌다"는 소리를 들을 때, SK에 처음 쓴맛을 느끼게 한 팀이 바로 KGC였다. 지난해 10월28일 SK의 안방에서 67대63으로 승리를 거뒀다.

사실 SK에겐 이미 구단 역대 최다연승 타이기록을 세울 수 있는 순간이 있었다. 지난해 12월16일 동부전부터 1월9일까지 10연승을 내달렸다. 하지만 이때도 KGC가 발목을 잡았다. KGC는 1월11일 홈인 안양실내체육관에서 73대62로 가볍게 SK를 제압했다.

경기 전 KGC 이상범 감독은 "사실 지금 SK하고 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원체 멤버가 좋다. 문경은 감독도 팀을 잘 만들었다"며 걱정 어린 표정을 지었다. 주전들의 체력 안배 문제로 고심하던 그였기에 잘 나가는 SK와의 맞대결은 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는 사실 누구보다 연승을 달리는 팀의 분위기를 잘 안다. 2004~2005시즌 KGC의 전신인 SBS에서 코치를 할 때 15연승을 내달린 경험이 있다. 지난 시즌 동부가 16연승으로 최다연승 기록을 세우기 전까지 SBS의 15연승은 오랜 시간 깨지지 않던 기록이었다.

이 감독은 "연승이 오래 가기 시작하면, 일단 선수나 코칭스태프나 뒤를 안 돌아보게 된다"며 "언제든 다 이길 것 같은 자신감이 충만해진다. 경기 도중에 상대가 쫓아오든, 역전을 허용하든 그렇다. 모든 게 자신감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SK 연승의 원천을 잘 알아서 일까. KGC는 이날도 SK의 '연승 브레이커'가 됐다. 경기 초반부터 SK를 강하게 압박했다. 상대가 실수하는 순간은 놓치지 않았다. 전반에만 SK는 11개의 턴오버를 범했다. KGC는 단 4개. 스틸수에서 전반에만 8대2로 압도했다. 상대의 자신감을 자만심으로 바꿔놓는 플레이였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2쿼터와 4쿼터 한때 2점차, 1점차로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집중력으로 이를 이겨냈다. 2쿼터엔 백업가드 김윤태가 연속득점으로, 4쿼터엔 팀의 야전사령관 김태술이 연속득점을 해냈다.

SK전 승리는 KGC 입장에서도 반갑다. 4위가 유력한 KGC로서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할 경우, 4강에서 1위가 유력한 SK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3승3패로 상대전적 동률을 맞추면서 한층 자신감이 생겼다.

KGC가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서 66대58로 승리했다. 파틸로는 30득점 10리바운드로 맹공을 퍼부었다. 이날 승리로 KGC는 4연패에서 탈출했다. 최다연승 기록에 도전하던 SK는 연승행진을 11에서 마감하며, 구단 역대 최다연승 타이기록을 세운 데 만족해야만 했다.


안양=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26일 오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2012-2013 프로농구 서울 SK와 안양 KGC의 경기가 열렸다. KGC 파틸로(왼쪽)가 SK 최부경의 마크를 넘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안양=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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