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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 톰슨이 위성우 감독에게 한 말은 "침착해"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2-22 10:36 | 최종수정 2013-02-22 10:36


21일 오후 청주실내체육관에서 2012-2013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과 KB 스타즈의 경기가 열렸다. 65대 51로 승리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우리은행 선수들이 위성우 감독을 헹가래치며 기뻐하고 있다.
청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2.21.

"침착해"

시즌 전 엄청난 지옥훈련으로 인해 우리은행 선수들의 눈에 위성우 감독은 마치 '악마'처럼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21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전에서 65대51 승리를 거두며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자연스럽게 경기 후 열린 수훈선수들의 인터뷰 시간은 위 감독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되고 말았다.

이날 인터뷰실에 들어온 수훈선수는 주장 임영희를 비롯해 박혜진, 이승아, 외국인 선수 티나 톰슨. 네 사람 모두 "감독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고 하자 쭈뼛쭈뼛 말을 잇지 못했다. 처음 말을 꺼낸 사람은 37세의 WNBA 슈퍼스타 티나. 티나는 "정규리그가 마감된 사실에 좋다. 우리 코칭스태프가 조금 진정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는 우승소감을 밝혔다. 이어 "감독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고 하자 한국어로 또박또박

"침착해"를 외쳐 큰 웃음을 선사했다. 경기 때나 훈련 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선수들을 지도하는 위 감독의 스타일이 선수들에게는 확실히 강한 인상으로 다가온 듯 했다.

한 번 수문이 열리자 거침없이 물이 쏟아져 나오는 형국이었다. 국내 선수들도 위 감독 성토에 합류했다. 임영희는 "훈련 후 선수들끼리 샤워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감독님 욕을 했다"며 "똑같은 러닝 훈련을 비교했을 때 다른팀과 양 차이가 10배는 났다. 정말 농담이 아니다. 다쳐서 쉬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박혜진은 "감독님이 잘되라고 혼내시는걸 알면서도 호통을 들을 때마다 매번 울컥한다. 너무하신다는 생각도 했다"며 속상해했다. 선수들은 "사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으면 어깨동무를 하고 빙글빙글 도는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그런데 우승했다는 실감이 안나 하지 못했다"며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면 꼭 세리머니를 할 것이다. 그런데 감독님은 빼고 할 것"이라는 다소 무서운(?) 선전포고를 하기도 했다.

위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의 반응을 전해듣고는 "열심히 따라준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는 선물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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