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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살림꾼 박상오(32)는 서울 토박이다. 그의 외모는 씩씩한 마당쇠 풍이지만 서울에서 태어나고 농구 명문 중앙대를 다녔다. 대학 2학년 때 농구를 포기하고 일반병으로 군입대, 보급병으로 군복부를 마치고 돌아와 다시 테스트를 통해 농구부에 복귀한 톡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SK는 지난 10년 동안 딱 한 번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런 SK에 박상오 같은 우승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 필요했다. 박상오가 합류한 SK는 2012~13시즌 거짓말 처럼 딴 팀이 됐다. 모래알 조직력의 대명사에서 끈끈한 조직력의 팀이 됐다.
그런 박상오는 친정팀과의 맞대결에서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KT전에선 더욱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했다. 그래서 슈팅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특히 4라운드 KT 원정 경기(1월20일)에선 33분8초를 뛰어 2득점에 그쳤다. 당시 SK는 63대88으로 대패, 시즌 최악의 경기 내용을 보였다. 그날 박상오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SK가 13일 부산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KT와의 통신사 라이벌 맞대결에서 89대77로 승리했다. 지난 맞대결 대패를 갚아주었다. 그 중심에 박상오가 있었다. 그는 1쿼터에만 3점슛 2방으로 친정의 기세를 눌렀다. 2쿼에선 수비에 집중했고, 3쿼터와 4쿼터 다시 3점슛 한방씩을 꽂아 KT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박상오는 3점슛 4방으로 포함 14득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KT전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SK 외국인 듀오 애런 헤인즈와 코트니 심스는 각각 24득점, 13득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6연승을 달린 SK는 팀 창단 이후 정규리그 최다승 기록을 수립했다. 33승7패로 단독 1위를 질주했다. 이날 경기가 없었던 2위 모비스(28승12패)와의 승차를 5경기로 더 벌렸다. KT는 5연패를 당했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