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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경기지만, 파괴력은 엄청났다.
●운 좋은 레더
레더는 5시즌 연속 한국무대에서 뛰었다. 사실 그는 시들어가는 용병이었다. 지난 시즌 모비스에서 대체용병으로 활약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확실히 운이 좋았다. 올 시즌 수비자 3초룰이 폐지됐다. 게다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제도가 변경되면서 용병 수준 자체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이 두 가지 요인 때문에 레더의 가치는 급상승했다. 레더의 가장 큰 장점은 골밑에서 투쟁심이다. 적극적인 몸싸움과 현란한 피봇으로 강력한 1대1 포스트 공격능력을 지녔다. 때문에 수비자 3초룰 폐지로 골밑이 빡빡할 수밖에 없는 현 시스템에서 그의 공격능력은 영향력이 저하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는 매우 노련하면서 영리하다. 패싱센스도 좋은 편이다. 게다가 정교한 중거리슛 능력도 갖추고 있다. 30일 모비스전에서 중거리슛으로 득점을 올린 뒤 수비가 몰리자 밖으로 빼주는 패스는 일품이었다. 저득점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올 시즌 공격루트의 다양화는 우승의 필수조건이다. 레더는 오리온스에게 수많은 공격옵션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또한 외국인 선수 수준이 떨어지면서 그의 노련미는 코트에서 한층 더 위력을 떨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스와의 궁합
레더가 노련하다는 것은 경기흐름을 빨리 읽고 효율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오리온스와의 궁합은 최상이다.
오리온스에는 전태풍이 있다. 득점 뿐만 아니라 패스능력도 최상급에 가까운 가드다.
레더의 약점 중 하나는 수비범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약점을 메울 카드는 많다. 일단 수비자 3초룰 폐지로 많은 움직임을 가질 필요가 없다. 활동력이 좋은 최진수도 있다.
오리온스는 외곽이 강하다. 조상현과 전정규 등 슈터들이 있다. 김동욱과 최진수도 3점슛을 쏠 수 있다. 전태풍도 마찬가지다.
사실 수비자 3초룰의 폐지로 가장 중요한 감각은 골밑돌파와 거기에 따른 패스능력이다. 레더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이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저돌적인 골밑돌파와 함께 수비가 붙을 때 절묘한 타이밍에서 빼줄 수 있는 패스능력을 가지고 있다. 모비스전에서 입증했다. 따라서 어깨를 다친 최진수가 2~3주 뒤 복귀하면 레더 효과는 더욱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로 평가받은 오리온스는 초반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든든한 구심점이 생겼다. 올 시즌 상위권 판도에 가장 큰 변수인 레더 효과다. 고양=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