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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이 끝난 후 양팀의 스코어는 45-44 동부의 1점 리드. 지난 1월 11일 양팀이 만들어낸 최종 스코어 52-41(역대 양팀 합산 한경기 최소득점)에 이미 근접한 스코어였다. 누가 동부와 KGC의 챔피언결정전이 재미없을 것이라고 했나. 그 예상은 완벽히 빗나갔다. 양팀은 1차전부터 '동부의 완승으로 끝날 것이다' '최소득점 신기록을 다시 한 번 갈아치울 것이다'라는 예상을 비웃가리도 하는 듯 최고의 명승부를 펼치며 대박 시리즈를 예고했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경기 전 "상대 용병 크리스 다니엘스를 묶을 비책을 확실히 세웠다"고 밝혔고 KGC 이상범 감독은 "젊은 패기를 앞세워 철저한 대인방어로 상대 숨통을 앞선부터 조이겠다"고 했다. 강 감독은 "상대는 앞선, 우리는 골밑 수비가 좋기 때문에 점수가 많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경기 시작부터 양팀 선수들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득점쇼를 선보였다. 상대의 빈틈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수준 높은 공격이었다. 동부는 용병 로드 벤슨을 이용해 2대2 픽앤롤 플레이를 연달아 성공시켰다. 상대가 골밑의 벤슨 수비를 위해 더블팀을 가면 이광재, 황진원 등 슈터들이 3점포를 터뜨렸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 경기에 임하는 양팀 선수들의 모습에서 긴장된 모습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승리는 마지막 4쿼터 집중력 싸움에서 앞선 동부가 챙겼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재미 없는 수비농구 논란을 불식시킨 명승부였다. KGC가 이날과 같은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동부의 일방적인 우세를 예상하기는 힘들다. 동부와 KGC가 농구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놨다.
원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