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표' 체인지업은 딱 4구뿐…"첫 타자에 11구, 힘이 쫙 빠졌다" 기립박수 쏟아진 첫승, 김진욱이 웃었다 [인터뷰]

김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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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02 22:23 | 최종수정 2025-04-02 22:51


'류현진표' 체인지업은 딱 4구뿐…"첫 타자에 11구, 힘이 쫙 빠졌다"…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한화와 롯데의 경기. 5회를 마치고 동료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롯데 선발 김진욱.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4.02/

'류현진표' 체인지업은 딱 4구뿐…"첫 타자에 11구, 힘이 쫙 빠졌다"…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한화와 롯데의 경기. 5회를 마치고 동료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롯데 선발 김진욱.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4.02/

'류현진표' 체인지업은 딱 4구뿐…"첫 타자에 11구, 힘이 쫙 빠졌다"…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SSG와 롯데의 경기. 6회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롯데 선발 김진욱.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3.26/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이 기분좋은 시즌 첫승을 따냈다. 2경기 연속 호투로 올시즌 '4선발' 중책을 맡긴 사령탑의 기대에 보답했다.

김진욱은 2일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5⅓이닝 6피안타 1볼넷 2실점(1자책)으로 역투, 팀의 3승째를 견인했다. 지난해 4승, 프로통산 12승에 불과했던 김진욱으로선 비교적 빠르게 첫승의 부담감을 떨쳐냈다.

경기 초반부터 롯데 타선이 평소와 다르게 불을 뿜었다. 1회초 레이예스의 땅볼로 선취점을 뽑았고, 2회초 윤동희의 시즌 첫 홈런포와 이호준의 1타점 3루타, 전준우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4-0까지 달아났다.

김진욱 역시 초반이 여유롭진 않았다. 특히 1회말 첫 타자 황영묵에게만 무려 11개의 공을 던지는 등 초반부터 투구수가 많았다. 결과적으로 5⅓이닝 만에 투구수 92개로 교체된 배경도 결국 초반 운영에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과거와 달리 노련한 위기 관리가 돋보였다. 특히 무사 1,2루 위기가 2번이나 있었고, 그중 한번은 본인의 악송구로 실점하기까지 했다.


'류현진표' 체인지업은 딱 4구뿐…"첫 타자에 11구, 힘이 쫙 빠졌다"…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SSG와 롯데의 경기. 6회 투구하는 롯데 선발 김진욱.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3.26/
하지만 스스로 흔들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3회말에는 점수와 아웃카운트를 맞바꿨고, 5회말에는 문제의 황영묵을 삼진,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베테랑 안치홍을 병살처리하며 위기를 마무리지었다.

경기 후 김태형 롯데 감독은 "김진욱이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잘 해줬다. 그에 맞춰 타선도 초반부터 집중력을 발휘해서 득점을 해주면서 경기를 이끌어 갈 수 있었다"면서 "젊은 불펜. 투수들이 자기 역할을 맡아서 잘 해준 것도 칭찬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김진욱이 던진 92구 중 한화 류현진에게 직접 배워 발전시킨 체인지업은 단 4구에 불과했다. 한화 타자들의 준비를 경계한 걸까.


경기 후 만난 김진욱의 속내는 달랐다. 그는 "오늘 체인지업이 좀 날리는 느낌이었다. 볼넷은 하나밖에 안줬지만, 볼카운트 싸움도 잘 안됐다. 그래서 체인지업을 적게 쓴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만큼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고.

"중간중간 어려운 상황이 있었는데, 유강남 형이 잘 이끌어준 덕분에 첫승을 했다. 생갭다 빨리 첫승을 신고해 기분좋다"는 감사 인사도 ?惠寵 않았다. "안타를 맞더라도 내가 자신있는 공을 던져야 후회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던졌다"는 속내도 전했다.


'류현진표' 체인지업은 딱 4구뿐…"첫 타자에 11구, 힘이 쫙 빠졌다"…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한화와 롯데의 경기. 롯데 선발 김진욱이 6회 1사 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진욱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는 롯데팬들.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4.02/
한화 황영묵 이야기를 하며 연신 혀를 내둘렀다. 김진욱은 "1번타자(황영묵)에게 커트를 너무 당해서 1회부터 힘이 쫙 빠졌다. 안타를 빨리 맞던지 볼넷을 빨리 주는게 나은데, 잘 안 끝나더라. 결국 안타로 나가더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래도 전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스스로에게 만족감도 표했다. 자신의 송구 실책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김진욱은 "잘 이겨내서 기쁘다. 그 와중에도 변화구 제구가 잘 됐다. 흔들리지 않고 잘 던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타자랑 겹치는 바람에 잘못 던졌다. 위기를 빨리 탈출해야지 이런 느낌보다는 다음 타자랑 빨리 승부하자는 마음으로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유)강남이 형이 오늘 몸쪽 요구를 엄청 했다. 덕분에 땅볼도 많이 나오고, 중요한 순간 병살타도 나온 것 같다."

데뷔초 이닝당 1개꼴로 나오던 볼넷이 지난해부터 0.5개꼴로 줄었다. 이에 대해 김진욱은 "ABS(자동볼판정시스템)랑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또 반대 투구가 예전엔 볼로 많이 잡혔던게 많았다"면서 "확실히 커브가 스트라이크 잡힐 때 보면 존이 좀 낮아졌구나 싶다"고 돌아봤다.

"(정)철원이형 세리머니는 볼때마다 굉장하다. 어떻게 저런 텐션을 항상 유지하실까. 이제 들어가서 '승리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하면 좋아하실 거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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