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성장한 하루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범호 KIA 감독은 "다른 느낌으로 물꼬를 한 번 터보고 싶었다. (최)원준이가 많이 뛰기도 했다. (류)현진이가 왼손투수라서 원준이를 하루 쉬게 해주려고 한다"며 "어제 박재현이 김서현의 공을 보는 모습 등을 고려할 때 괜찮다고 생각했다. 팀이 침체된 느낌이 있으니 젊은 선수가 나가서 움직이면 괜찮을까 싶어서 넣었다"고 루키 톱타자 깜짝 기용의 이유를 설명했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찾아온 기회. 그러나 상대가 '몬스터' 류현진이었다. KBO리그 108승, 메이저리그 78승을 거둔 리그 최고 투수.
|
데뷔 첫 타석에서 류현진을 만나 긴장도 될 법도 했지만 그는 "부담은 됐지만, 유명한 선수든 신인이든 어쨌든 똑같은 야구장에서 똑같은 프로 선수라는 신분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다. (상대가 누구인지는) 뒤에 놓고, 그저 싸워서 이길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다만, 류현진의 기량에는 감탄했다. 그는 "첫 타석 안타는 운이 좋았다. 다음에는 왜 류현진 선배인지를 알겠더라"며 "컨트롤이 너무 좋다. 5회 삼진 때에도 ABS존 끝에 살짝 걸쳤다. 괜히 메이저리그 갔다 온 선수가 아니구나 하고 느꼈다"고 감탄했다.
류현진은 좌완투수에다가 수 싸움이 능하고, 슬라이드 스텝도 빨라서 타이밍을 빼앗기 쉽지 않은 투수. 안타를 친 것만큼, 류현진을 상대로 성공시킨 2루 도루 역시 의미가 크다. 첫 타석에 도루를 허용한 류현진은 3회 박재현이 땅볼을 치고 1루 주자가 되자 견제를 하면서 추가 도루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박재현은 "견제할 생각이 별로 없으신 것 같아서 그냥 다리를 들면 바로 뛰자 생각하고 뛰었다"며 "다만, 3회에는 처음보다 리드를 더 크게 가지고 가서 견제를 더 하신 거 같다"고 말했다.
|
박재현은 "너무 잘 맞은 타구였다. 우연인지는 모르겠는데, 타구가 나오기 전에 '어떤 공이 오든 끝까지 뛰자'라는 생각을 했다. 타구를 잡든, 못 잡든 일단 끝까지 뛰자고 생각했는데, 가까워져서 잘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이지만, 1군 적응도 순조롭다.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이 6회 홈런을 터트리자 함께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박재현은 "광주에서 함께 출퇴근을 같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도 많이 했다. 또 (나)성범 선배님과 가까이 지내다보니 더 친해진 것 같다"고 했다.
데뷔 첫 선발 출전에서 완벽하게 제 몫을 해냈다. 정현우(키움) 정우주(한화) 배찬승(삼성) 김영우(LG) 등 많은 투수 신인들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신인왕' 경쟁을 초반부터 뜨겁게 펼치고 있는 가운데 박재현도 본격적인 출발선상에 섰다.
박재현은 "이렇게 빨리 선발 출전 기회가 올 줄 몰랐다. 언제 기회가 올 지 몰라서 공부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기회가 와서 갑자기 나가게 된 것 치곤 괜찮았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성장한 하루를 보낸 거 같다. 완벽한 건 아니었다. 그래도 1회부터 9회까지 뛰면서 지금 무엇이 문제고 수정을 해야 할 지를 확실히 알아가는 경기였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