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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가 투구수를 기록한 것은 불과 37년 전인 1988년부터다. 의외다.
그래도 누가 봐도 희귀한 기록이 간혹 출현하기도 한다. 뉴욕 양키스가 투구수와 관련해 역사에 남을 진기록을 수립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공 3개를 모두 홈런으로 연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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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는 1회말에만 솔로홈런 4개로 4점을 선취해 주도권을 잡았다. 그런데 1~3번 타자들이 약속이나 한 듯 밀워키 좌완 선발 네스터 코르테스의 초구를 통타해 담장을 넘겨버렸다. 그러니까 1회 첫 3타자 초구 홈런은 1988년 이후 이날까지 열린 8만5044경기에서 처음 나온 기록이다.
리드오프 폴 골드슈미트가 90.1마일 바깥쪽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고, 코디 벨린저는 90.6마일 가운데 높은 직구를 끌어당겨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아치를 그렸다. 지난 겨울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골드슈미트와 벨린저는 이적 첫 타석에서 첫 공을 홈런으로 연결한 것이다.
이어 저지가 코르테스의 초구 몸쪽으로 날아드는 88.2마일 커터를 잡아당겨 왼쪽 펜스 뒤 관중석 중단에 떨어지는 대형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은 발사각 30도, 타구속도 115마일, 비거리 468피트짜리 시즌 마수걸이 대포.
1987년 이전 1회 첫 세 타자가 연속으로 초구를 때려 홈런을 친 사례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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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는 8-3으로 앞선 3회말 무사 만루서 좌중간으로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리며 생애 9번째 만루포를 기록했다. 볼카운트 2B1S에서 상대 좌완 코너 토마스의 4구째 88.8마일 몸쪽 높은 커터를 통타해 좌측 펜스 너머 비거리 396피트 지점에 꽂았다.
이어 4회 2사 2루 4번째 타석에서도 중월 투런포를 날리며 16-4로 점수차를 벌렸다.
저지는 경기 후 "확실한 게임 플렌을 갖고 경기에 들어갔다. 우리는 네스터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스트라이크를 적극적으로 던지는 공격적인 투수다. 그래서 존으로 비슷하게 들어오는 공은 무조건 때리자고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골드슈미트는 "처음부터 경기가 이렇게 잘 풀릴 수는 없다. 이전과 똑같은 마음가짐과 폼을 유지하려고 했다. 행운이겠지만, 홈런을 치기 좋은 공이 들어왔다"고 했고, 벨린저는 "멋진 순간이었다. 경기 후 얘기를 나눴는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정말 특별한 사건의 일부였다. 이제 파티가 시작됐으니 기쁜 일"이라고 소감을 나타냈다.
경기 시작과 함께 투구수와 상관없이 3타자 연속 홈런 기록은 양키스 역사상 처음이며 전체로는 통산 10번째다. 또한 3명의 타자가 상대가 던진 공 3개를 연속으로 홈런으로 연결한 것은 2020년 9월 18일 토론토전에서 양키스 브렛 가드너, DJ 르메이휴, 루크 보이트가 합작한 이후 처음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