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두산 베어스 외국인투수 콜 어빈이 시즌 두 번째 등판 만에 '이름값'을 제대로 해냈다.
어빈은 "7이닝을 던진 것이 되게 오랜만이었다. 그래서 감정적으로 흥분했다. 팬들의 열기와 응원을 받아서 더 흥분하기도 했다"고 자책했다.
어빈이 박병호를 향해 어떤 말을 내뱉은 장면이 포착됐다. 박병호가 발끈해 3루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다 말고 어빈을 향해 항의했다. 양의지가 황급히 박병호를 막아서며 달랬다.
경기 후 어빈이 속내를 털어놨다.
어빈은 "어떻게 보면 문화적인 차이도 있었던 것 같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 박병호 선수를 직접 찾아가서 오해를 풀고 사과하겠다"고 물러섰다.
어빈은 감정이 올라와서 충동적으로 어떤 말을 내뱉었다. 경기가 끝나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며 사과의 뜻을 나타낸 것을 보면, 본인도 '아차' 싶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어빈이 박병호의 항의에 맞대응하지 않고 일을 키우지 않은 점을 봐도 어빈이 즉시 후회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
|
|
그러나 정작 개막전이었던 22일 인천 SSG전에서는 5이닝 4실점 고전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첫 경기라 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을 것이다. 한국에서 한 번 던져봤으니 홈개막전에서는 자신의 피칭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어빈은 이승엽 감독의 기대대로 호투했다.
어빈은 4회까지 투구수가 단 37구에 불과했을 정도로 신속하게 삼성 타자들을 요리했다.
7회가 위기였다. 1사 후 강민호에게 홈런을 맞을 뻔했다. 비디오판독 결과 2루타로 정정됐다. 2사 3루에서 박병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임무를 완수했다.
어빈은 개막전은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어빈은 "첫 등판보다 확실히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기쁘다. 그래도 아직 100%는 아니다. 개막전은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았다. 오늘은 최대한 그런 걸 잊고 던지려고 했다. 앞으로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면서 공 하나 하나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승엽 감독도 흡족하게 경기를 지켜봤다.
이승엽 감독은 "어빈이 1선발다운 깔끔한 투구로 7이닝을 책임졌다. 또 어빈의 호투를 이끈 주장 양의지의 리드도 칭찬하고 싶다. 근소한 리드 속에서 아웃카운트 4개를 책임진 김택연의 활약도 빛났다"고 높이 평가했다.
적시타의 주인공 강승호도 빼놓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은 "타선에서는 강승호의 한 방이 귀중했다. 우중간을 가르는 좋은 타구로 팀에 리드를 안겨줬다"고 고마워했다.
끝으로 "홈 개막전에서 팬 여러분들께 승리를 안겨드릴 수 있어 만족스럽다. 쌀쌀한 날씨에도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