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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최원태를 비추던 중계 화면이 뜬금없이 이호준 감독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준비되지 않은 앵글이었을까? 화면이 심하게 흔들렸다.
잠시 후 다시 최원태의 모습이 나타났고 투구가 시작됐다.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지난해 FA로 삼성과 4년 최대 70억 원에 계약한 최원태의 시즌 첫 선발 등판이다.
첫 타자 박민우를 삼진으로 돌려 세운 최원태가 김주원과 볼카운트 2B2S에서 갑자기 구심의 지적을 받았다. 최원태의 유니폼 상의 오른쪽 하단이 밖으로 빠져 나와 투구 때 펄럭이고 있었던 것. 긴장한 최원태가 불펜 투구 후 제대로 옷을 여미지 않고 마운드 오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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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긴 유니폼 상의가 언더웨어 노출을 막았다. 최원태는 마치 라커룸 안에 있는 것처럼 차분하게 옷을 다시 입고 벨트를 채우며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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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과 몰입 사이, 그 어디쯤에 최원태가 있었다. 투구를 재개한 최원태는 김주원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손아섭의 안타, 데이비슨의 희생플라이로 1점, 박건우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내준 후에야 1회를 마쳤다.
2회부터 평정심을 찾은 최원태는 4회까지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막았지만,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하기 직전인 5회에 다시 흔들렸다. 선두타자 박민우와 김주원을 연속 볼넷으로 내준 후 손아섭의 안타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데이비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박건우의 희생플라이와 권희동의 적시타로 2점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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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이적 후 첫 경기라 부담감이 컸을 텐데, 점차 안정감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 후 구자욱이 최원태의 멱살을 잡아 끌고 그라운드로 나왔다. 첫 등판의 긴장을 잘 이겨냈다. 동료 타자들의 큰 선물 보따리를 받은 최원태가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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