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그야말로 임찬규의 날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 145㎞와 커브 최저 구속 91㎞의 구속차는 무려 54㎞나 된다. 보통 임찬규의 직구 구속이 140㎞ 내외라서 그리 빠르지 않은 구속인데 120㎞대의 체인지업과 더 느린 커브로 인해 완급조절로 직구를 빠르게 보이게 하는 효과를 보는 것. 한때 구속이 빨라지며 구위로 승부를 했다가 오히려 성적이 떨어지기도 했던 임찬규는 지난 2023년 염경엽 감독 부임 이후 다시 완급 조절로 자신의 스타일을 바꿨고 이를 발전시켜 나가며 LG의 주축 선발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FA 최원태의 보상선수로 온 최채흥도 '왼손 임찬규'로 변신 중. 최채흥도 직구 구속이 140㎞대 초반으로 그리 빠르지 않아 염 감독이 임찬규를 보고 배우라는 조언을 해줬다.
|
|
|
모두가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뿌릴 수는 없는 법. 그런 점에서 임찬규의 성공 사례는 참고할 가치가 있다.
임찬규는 완봉승을 거둔 뒤 구속이 빠르지 않은 투수들에게 조언을 해달라고 하자 "케이스마다 다르긴 하다. 젊은 선수라면 구속을 올리기 위해 매진을 했으면 좋겠다. 아직 미래가 창창하니까 조금 더 구속을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뒤 "이제 중간에서 넘어가는 선수들은 살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 성공할 수 있는 길, 시합을 나갈 수 있는 길을 본인들이 잘 연구해서 타자를 승부하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어 "사실 강속구도 있고 여러가지 좋은 변화구도 있지만 보여주기 위해 강한 공을 던지기 보다는 경기 운영, 타자와의 승부, 많이 연구하고 배우면 정말 재미있다"라며 "많은 상황들이 생기기 때문에 조금 더 노력하다 보면 시합도 많이 나가게 되고 그러다보면 자신감도 생겨서 구속도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개인적으로 완봉승한 이날이 가장 행복한 날이지 않을까. 임찬규는 "사실 가장 행복한 날은 내가 점수를 많이 주고 타자가 점수를 더 많이 내서 이긴 날이긴 하다"라고 말해 취재진을 웃음바다로 만든 뒤 "오늘 내 힘으로, 물론 수비의 도움과 타선의 도움이 있었지만 스스로 혼자 끝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내가 한층 더 성장했다는, 재작년, 작년보다 성장했다는 생각에 조금 더 기뻤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