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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개막전 역전승보다 기쁜, 리드오프 김태연의 활약.
사실 지난 시즌 김태연의 성적이라면, 다른 외야 경쟁자들보다 압도적 우위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호주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김태연에 대해 "우선권은 없다. 경쟁"이라고 잘라말했다. 오히려 김태연 외 다른 선수들의 가능성을 더 자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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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 감독의 촉은 확실했다. 살 떨리는 첫 타석. 원정팀이니 경기 처음을 장식하는 선수였다. KT 선발 헤이수스의 구위가 워낙 위력적이라 어려울 게 뻔한 싸움. 하지만 김태연은 1B2S 불리한 상황서 연거푸 볼 2개를 골라내고, 풀카운트에서 2번이나 커트를 해냈다.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시작부터 무려 8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힘을 뺌은 물론, 뒤에서 대기하는 동료들이 헤이수스의 공을 충분히 볼 수 있게 도왔다. 1번타자로서의 좋은 역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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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점수에 직접 관여하지는 못했지만 사구로 다시 한 번 출루에 성공했다. 멀티 출루.
한화가 패했다면 모를까, 4대3 극적 역전승을 거뒀기에 리드오프 김태연의 활약은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이날 FA 이적생 심우준이 결승타를 쳐 그쪽으로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쏠렸지만, 마치 1번타자가 되기 위한 맞춤형 과외를 한 것과 같은 김태연의 변신도 충분히 주목을 받을만한 체크 포인트였다. 이날 헤이수스는 안타, 볼넷 각 2개씩만 허용하는 압도적인 피칭을 했다. 삼진 7개. 김 감독이 야심차게 출전시킨 문현빈, 임종찬 등이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모든 한화 타자들이 애를 먹는 가운데, 김태연마저 없었다면 이날 역전승은 꿈으로만 남을 일이었을지 모른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