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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복수'란 단어를 꺼내기는 과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반가운 친정은 아니다.
키움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아리엘 후라도와 삼성에서 키움으로 이적한 루벤 카디네스. 개막전부터 복잡 미묘한 감정을 품고 친청팀을 만난다. 두 선수는 22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시즌 개막전에 유니폼을 바꿔 입고 나선다.
삼성 후라도는 22일 개막전 선발, 키움 카디네스는 중심타자로 출전할 예정.
2023, 2024년 두 시즌 동안 60경기 21승16패, 3.01의 평균자책점. 지난해 30경기 중 무려 23번의 퀄리티스타트로 1위에 오를 만큼 확실한 이닝이터이자, 안정적인 선발투수로 맹활약 했다. 좌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원투펀치로 키움 마운드를 지켰다. 헤이수스 역시 지난해 30경기 13승11패 3.68을 기록했다.
리그 최고의 외인투수 듀오. 하지만 재계약은 없었다. '영건 육성'이란 구단 방향성 속에 시장으로 나왔다. 그래도 키움은 대승적으로 두 특급 투수들을 풀어줬다. 후라도는 삼성, 헤이수스는 KT 유니폼을 입었다.
그 와중에 후라도는 금전적 손해를 봤다. 지난해 연봉 130만 달러에서 대폭 인상된 몸값이 가능했지만, 키움과의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신규 영입 외인 몸값 한도인 100만 달러에 묶여 버렸다.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쉬움이 남았다. 키움전에 승부욕이 더 생길 수 밖에 없다.
후라도는 캠프 기간 중 지난 2년 간 상대전적이 좋은 팀과의 매치를 고민하던 박진만 감독에게 키움과의 개막전 선발 등판을 자청하며 "키움 타자들 약점을 다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호언장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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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키넌 대체 외인타자로 지난해 후반기 삼성 유니폼을 입은 키디네스는 두번째 경기만에 홈런포를 가동하고, 세번째 경기인 대구 롯데전에서 김원중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기대감을 부풀렸다.
하지만 6경기 만에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타격 중 옆구리 통증을 호소했다. 부위와 정도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고,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11일 만에 교체 출전한 대구 한화전에서 '산책수비'로 태업 논란을 불렀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삼성 팬들의 비난 속에 카디네스는 결국 짐을 쌌다. 카디네스 대신 디아즈가 대체의 대체 외인타자로 영입됐다.
부상을 털어낸 카디네스에게 손을 내민 구단이 키움이었다. 몸상태를 체크한 키움은 "당시 카디네스는 옆구리 미세손상이 있었다"며 불가피한 문제였음을 주장했다. 카디네스로서는 만에 하나 대구팬들의 야유를 듣게 된다면 억울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러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일 터.
유니폼을 서로 바꿔 입은 후라도와 카디네스의 첫 맞대결.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승자는 누구일까. 두 선수 손에 명암이 갈릴 수 있다. 흥미진진 대구 개막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