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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타자가 준비되지 않았을 때 투수가 던지면서 작은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볼카운트 1S에서 2구째를 기다리던 박해민은 타석에서 3루쪽을 보며 자신의 루틴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 순간 느닷없이 김태경이 공을 던졌다. 곧바로 박종철 주심이 노카운트를 선언했다. 타자가 준비되지 않을 때 투구를 했기 때문이었다.
박해민은 처음엔 포수 김형준과 주심에게 성난 어조로 항의를 하는 듯했다. 타자가 준비가 안된 상황에서 투수가 공을 뿌린 데 대해 기분이 상한 듯했다. 급기야 마운드 쪽으로 걸어가기까지 했다. 곧바로 포수 김형준과 주심이 박해민을 막아섰고, 김태경 주위엔 NC 야수들이 다가와 보호막을 쳤다.
중계 화면 리플레이에선 김태경이 박해민을 향해 손을 돌리는 제스처를 취했다. 피치클락 때문에 투구를 했다는 의미로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선수들은 더그아웃으로 돌아갔고 경기는 속개됐다.
박해민은 김태경과 9구까지 가는 끈질긴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지만 113㎞의 몸쪽 커브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김태경은 박해민과의 승부 직후 투구수가 72개에 이르자 김민규로 교체됐다.
김태경은 "투구할 때 곁눈질로 타이머를 보면서 투구를 했는데 순간적으로 타자가 준비됐다고 생각하고 던졌다. 내 착각이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피치클락은 주자가 없을 경우 투수는 20초 이내에 투구를 해야하고, 주자가 있을 땐 25초 이내에 던져야 한다. 타자는 8초가 표기된 시점에 양발을 타석에 두고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정식 시행된 피치클락이 만든 작은 해프닝이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