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 루틴, 첫발 라인잡기" 빅볼만 있다고? 천만에… 삼성에 스며드는 '허슬두' 스피릿[오키나와리포트]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5-02-26 10:15


"기본기, 루틴, 첫발 라인잡기" 빅볼만 있다고? 천만에… 삼성에 스며드…
16일 오키나와 나하에서 열린 요미우리와의 평가전 이종욱 코치. 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최근 삼성 라이온즈 행보는 '친 라팍' 기조였다.

라이온즈파크에 적합한 전력 구성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박병호를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김영웅 이성규 등 신 거포의 탄생 속에 팀 홈런 1위를 기록했다.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도 이 기조를 유지했다. 상대팀 타선을 힘으로 누를 수 있는 1순위 좌완 배찬승을 영입했고, 공수를 겸비한 내야수 심재훈에 이어 고교최고 슬러거 차승준 함수호를 차례로 지명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분명한 픽이었다.

이들 루키 4총사는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괌→오키나와로 이어진 스프링캠프까지 끝까지 살아남아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고교 홈런왕' 함수호는 청백전에서 홈런포까지 가동했다. 25일 국내 구단과의 첫 연습경기였던 SSG 랜더스전에서도 4회말 차승준이 2루타로 찬스를 만들고, 함수호가 결승 2타점 선제 적시타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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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찬
그렇다고 삼성이 무턱대고 파워만 늘리고 있는 건 아니다. 세밀한 작은 야구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움직임이 이종욱 코치 영입이다. 두산과 NC를 거치며 빠른 발과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두산의 '허슬두' 상징이었던 최고의 외야수이자 리드오프.

캠프 내내 이종욱 정신이 삼성 외야진과 주자들에게 빠르게 이식되고 있다. 이에 발 맞춰 방출시장에서 발 빠른 외야수 홍현빈 김태근을 영입해 외야진 경쟁력을 높이며 뛰는 야구를 강화했다.

삼성에 스며들고 있는 이종욱 리더십. 과연 어떤 모습일까.


딱딱한 지도방식이 아니다. 삼성의 구단 유튜브 '삼튜브'에는 유쾌한 지도로 선수들을 이끄는 이종욱 코치의 리더십이 종종 등장한다.

"좀 더 밝게 좀 해보려고 하고 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 주는 것 같아요. 고맙게 생각하고 솔직히 처음 왔을 때 좀 부담감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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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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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근
낯 선 팀에 부임해 가시적 성과를 내야한다는 압박감. 하지만 전혀 티를 내지 않고 유쾌한 분위기로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다.

이종욱 코치의 눈에 과연 삼성 선수들은 어떤 모습으로 보였을까. 또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있을까.

"어린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훈련하는 자세도 좋고, 좋은 선수들이 좀 많은 것 같아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기량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우선 저는 선수들한테 작은 것부터 준비가 돼 있어야 큰 걸 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 기본기 쪽을 많이 얘기해 주는 편이에요. 시합 때 잔 플레이 쪽으로 많이 신경쓰고 준비하라고 하고 있어요. 하루하루 기분에 따라서 연습하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서 꾸준히 하라고요. 힘든 일이지만 계속 꾸준히 쌓이다 보면 분명 달라질 테니까요. 팀에 외야수들이 많아지다 보니까 선수들끼리 자연스럽게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 같아요. 훈련에 임하는 자세부터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원래 같으면 외야수들이 공격 쪽에 많이 집중 했을텐데 요즘은 수비 쪽으로도 준비를 많이 하더라고요."

실제 루키 함수호는 22일 청백전에서 캠프 첫 홈런 포함, 2안타를 날린 뒤에도 "약점 없는 수비 능력을 갖추고 싶다. 이종욱 코치님이 많은 도움을 주시고 있다. 구자욱 선배를 롤모델로 삼아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며 수비를 먼저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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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표 허슬 플레이를 삼성에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대표적인 두 선수. '작은거인' 듀오 김지찬 김성윤이다.

외야수비와 주루 플레이를 집중 조언하지만 때론 타격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도 할 때가 있다.

"지찬이나 성윤이 이런 선수들 보니까 옛날 생각도 좀 많이 나고 그래서 많이 웃어요. 성윤이가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인데 기술적인 것보다 제가 했던 것들을 얘기해 주거든요. 제가 타격 코치는 아니지만 그래도 홈런 5개 이상 치면 너는 벌금 낼 거라고, 홈런보다는 그냥 출루하는 야구를 하라고 조언하고 있어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짧게 치는 손맛이 오다 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에요."

지난해 외야수로 전향한 김지찬에게도 이종욱 코치의 부임은 큰 행운이다.

"저희가 캠프 때 스타트 자세랑 첫 발의 타구 방향을 잡는 연습을 했어요. 외야수들은 첫 발 스타트만 잘 걸리면 경험상 어느 정도 타구는 다 잡을 수 있거든요. 공이 가는 라인이 있는데 연습을 통해 그 라인만 잡아줘도 워낙 빠른 선수들이기 때문에 잘 할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찬이한테는 최대한 스트레스를 안 주려고 편하게 하고 있어요. 제가 확인한 송구능력도 기대 이상이던걸요. 송구에 대해서는 마음가짐 쪽을 이야기 해줬어요. 저와 약속한 부분도 있고, 하다보면 더 괜찮아질 겁니다. 지찬이도 제게 자꾸 와서 그라운드 볼이라든지 밸런스 좀 하고 싶다고 먼저 하려고 하니 앞으로 더 많이 좋아질 거에요. 최대한 길게 보고 천천히 해볼 생각입니다."

이종욱 영입 효과. 벌써부터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25일 SSG와의 연습경기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김지찬은 2회초 수비 2사 2루에서 조형우의 중전 안타 때 정확한 원바운드 송구로 2루주자 이정범을 태그 아웃시키며 후라도의 무실점 피칭을 도왔다.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김지찬을 이종욱 코치와 동료들이 격하게 반겨줬다.


"기본기, 루틴, 첫발 라인잡기" 빅볼만 있다고? 천만에… 삼성에 스며드…
홍현빈.
새 얼굴 홍현빈 김태근의 가세로 기존 외야수들의 긴장감도 한층 높아졌다.

"좋은 선수들인 것 같아요. 발도 빠르고 수비도 잘하고요. 팀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경기 후반에라도 나가면 상대방한테 압박을 줄 수 있는 선수들이죠."

빅볼과 스몰볼의 조화. 가뜩이나 강한 삼성 수비진이 내외야에 걸쳐 그물망이 될 전망이다.

진정한 강팀으로 발돋움 하고 있는 삼성. 그 변화의 중심에 '허슬플레이'의 상징 이종욱 코치가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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