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가면 DH 밖에 못한다, '괴물타자' 무라카미 중학교 때 이후 첫 외야 훈련, 계속 3루수로 뛰고 싶지만[민창기의 일본야구]

민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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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15 09:10


메이저리그 가면 DH 밖에 못한다, '괴물타자' 무라카미 중학교 때 이후…
올 시즌이 끝나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서는 무라카미. 미야자키 2군 캠프에서 페이스를 끌어올려 13일 오키나와 1군 캠프에 합류했다. 사진캡처=야쿠르트 스왈로즈 SNS

메이저리그 가면 DH 밖에 못한다, '괴물타자' 무라카미 중학교 때 이후…
붙박이 3루수로 출전해 온 무라카미는 14일 처음으로 외야 수비 훈련을 했다. 사진캡처=야쿠르트 스왈로즈 SNS

야쿠르트 스왈로즈 '괴물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25)가 외야로 나가 수비 훈련을 했다. 14일 오키나와 우라소에 스프링캠프에서 진행된 프리 타격 때 우익수 자리에 들어갔다. 중학교 시절 이후 첫 외야 수비 훈련이라고 한다. 일본언론은 무라카미가 경쾌한 발걸음으로 타구를 따라가 포구했다고 전했다.

갑자기 결정된 외야 수비가 아니었다. 미야자키 2군 캠프부터 외야 수비 연습을 했다. 무라카미는 지난해 10월 자신이 친 타구에 맞아 발가락을 다쳤다. 수술과 재활치료, 훈련을 거쳐 2군 캠프에서 출발했다. 지난 13일 오키나와 1군 캠프에 합류했다.

25세가 되기 전에 세 차례 홈런왕에 오른 슬러거. 무라카미는 강타자들이 밀집한 3루수가 주 포지션이다. 2019~2020년 주로 1루수로 출전하다가 3루수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까지 4년간 매 시즌 3루수로 140경기 안팎을 소화했다. 지난 시즌엔 3루수로 141경기에 출전했다. 간혹 1루에 들어가지만 붙박이 3루수였다.

외야에 나간 이유가 있다. 다카쓰 신고 감독(57)이 지시했다. 지난해 9월 이미 외야 수비 훈련을 주문했다고 한다. 다카쓰 감독은 "아직도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팀 전체로 보면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라카미가 외야 수비까지 가능하다면, 내야수 활용 폭이 넓어진다. 득점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일본언론은 내야 유틸리티 자원인 모기 에이고로(31)를 3루수로 쓸 수 있다고 했다. 라쿠텐 이글스에서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모기는 지난해 12월 야쿠르트로 이적했다.

4번 타자가 주 포지션을 두고 외야 훈련을 하라는데 기분 좋을 리 없다. 야쿠르트의 얼굴, 간판선수라는 자부심이 있기에 그럴 만도 하다. 감독의 지시이니 따르지만, 여전히 본업은 3루수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메이저리그 가면 DH 밖에 못한다, '괴물타자' 무라카미 중학교 때 이후…
야쿠르트는 2년 연속 리그 우승 후 2년 연속 5위에 그쳤다. 올해 야쿠르트의 팀 슬로건은 권토중래다. 사진캡처=야쿠르트 스왈로즈 SNS
내키지는 않지만 긍정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 무라카미는 "팀에서 우익수가 필요하다면 당연히 준비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3루수로 승부를 보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했다. 이게 솔직한 마음이다.

무라카미는 수비가 뛰어난 3루수가 아니다. 2021~2023년, 3년 연속 3루수 최다 실책을 했다. 지난 시즌엔 15개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앞두고 있어 더 주목받는 외야 훈련이다. 현재 수비 능력으로는 메이저리그에서 주전 3루수로 자리 잡기 어렵다. 일부 전문가들은 메이저리그에선 지명타자로 출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한다. 당장 외야 수비 능력을 끌어올리기 어려워도 외야수가 가능하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4번 타자 오카모토 가즈마(29)도 내외야 복수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1,3루수를 보면서 간간이 외야수로 출전한다. 팀 상황에 맞춰 세 포지션을 오간다. 오카모토는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대표팀에서 후배 무라카미에게 3루를 내주고, 1루수로 출전했다. 좌익수로도 출전했다.

야쿠르트 입장에선 '포스트 무라카미'를 준비해야 한다. 무라카미는 올해가 3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다. 26세가 되는 내년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갈 예정이다.


메이저리그 가면 DH 밖에 못한다, '괴물타자' 무라카미 중학교 때 이후…
오키나와 우라소에 스프링캠프. 사진캡처=야쿠르트 스왈로즈 SNS
야쿠르트는 최근 몇 년간 롤러코스터를 탔다. 2019~2020년 센트럴리그 꼴찌를 하고 2021~2022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정점을 찍고 다시 침체에 빠졌다. 2023~2024년, 2년 연속 5위에 그쳤다. 야쿠르트는 무라카미의 마지막 시즌에 반등에 성공할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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