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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할 것 같은 순간이 흘러가면, 떠나야할 시간이 찾아온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이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40대 레전드 둘이 유니폼을 벗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 좌완투수 와다 쓰요시(44)와 야쿠르트의 '미스터 스왈로즈' 아오키 노리치카(43)가 그라운드에 작별을 고했다. 와다는 미일통산 '165승'을 올리고, 아오키는 일본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두 차례 200안타를 넘었다.
야쿠르트의 좌완 이시카와 마사노리. 1980년 생 45세 최고령 선수다. 아오야마대학을 졸업하고 2002년 야쿠르트에 입단해 24번째 시즌을 맞는다. 이시카와는 통산 '186승'을 기록 중이다. 200승까지 '14승'을 남겨놓고 있다. 최근 2년간 '3승'에 그쳤으나 생존에 성공했다. 한때 2억엔까지 올라갔던 연봉이 4000만엔이 됐다.
40대 언저리까지 왔다는 건 프로선수로 성공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은퇴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기록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오랫동안 레코드북에 남을 기록 말이다.
우투우타 내야수 나카지마 히로유키(43)가 지난해까지 거둔 성적이다. 통산 '2000안타'까지 72개, '1000타점'까지 5개 남았다. 펄펄 날던 전성기라면 금방 채울 수도 있는 기록이다. 그러나 몸이 예전같지 않다. 더구나 현재 무적 신분이다. 올 시즌 뛸 팀을 찾을 수 있을지 조차 불투명하다.
선수 대다수가 40대 안팎이 되면 급격한 에이징커브를 피하지 못한다. 나카지마는 수직낙하 수준으로 추락했다. 2023년 8경기에서 5안타를 쳤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방출됐다. 다행히 주니치 드래곤즈가 손을 내밀었다. 대타 카드로 영입했다.
기대했던 반전 드라마는 없었다. 15경기에 출전해 13타수 무안타. 처참하게 무너졌다. 부상 때문에 짧게 끝났다. 배트 스피드가 느려지고 정타를 만들기 어려웠다. 소속팀 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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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전력외 통보. 연달아 프로선수로서 사형선고를 받은 셈이다. 그는 오릭스 버팔로즈 소속으로 123안타를 친 2017년 이후 세 자릿수 안타가 없다.
2001년,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출발했다. 신인 드래프트 5순위 지명을 받고 출발했다. 입단 4년차인 2004년, 주전 유격수로 도약했다. 메이저리그로 떠난 선배 마쓰이 가즈오(50)의 빈자리를 차지했다. 그해 퍼시픽리그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 풀이닝 출전해 '27홈런-90타점'을 기록했다. 리틀 마쓰이의 후계자다웠다.
2009년엔 144경기 전 게임에 나가 안타(173개)-득점(100개)-출루율(0.398) 1위를 했다. 2011년, 퍼시픽리그 유격수로는 최초로 '100타점'을 올렸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대표로 출전했다.
2013년, 더 높은 무대를 찾아 메이저리그로 날아갔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2년-650만달러에 계약했다.
도전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시범경기부터 부진해 한 번도 메이저리그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일본으로 돌아왔다. 그는 세이부가 아닌 고향팀 오릭스 선수가 됐다. 2019년 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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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의 기로에선 나카지마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올까. 미일통산 '197승'을 기록 중인 다나카 마사히로(37)처럼 말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