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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작년 한 해를 지켜봤어도 솔선수범해서 훈련하고 이런 것들을 보면 보이지 않는, 팀 내에서 좋은 선한 영향력이 분명 있다."
KIA는 9일 '서건창과 계약기간 1+1년, 계약금 1억원, 연봉 2억4000만원, 옵션 1억6000만원 등 총액 5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2026년도 계약은 2025년 옵션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연장된다'고 발표했다.
심재학 KIA 단장은 서건창과 계약을 마치고 '5억원'에 다 담기지 않는 선수의 가치를 언급했다. 1루수는 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34), 2루수는 한국시리즈 MVP 김선빈(36)이 있어 서건창이 백업 또는 대타로 시즌을 맞이해야 하지만, 서건창이 벤치에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서건창은 지난해 KIA에서 매우 절박하게 야구를 했다. 그는 LG 트윈스 시절인 2023년 시즌 44경기에서 타율 0.200(110타수 22안타)로 부진한 뒤 스스로 팀에 방출을 요청했다. LG보다는 본인의 출전 기회가 더 많은 팀을 찾아 나섰고, KIA가 연봉 5000만원을 안기며 선수 생명 연장을 도와줬다. 서건창은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무언의 움직임이 선수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서건창과 KIA가 동행한 기간은 단 1년이었지만, 빠르게 끈끈한 관계를 잘 형성했다. KIA는 지난해 통합 우승을 함께한 선수기에 협상 과정에서 진통은 있었어도 FA 계약으로 대우해 줘야 한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변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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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단장은 "구단은 합리적인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만 구단은 우승을 같이했던 선수에 대한 배려는 분명히 해야 했다. 지금 위즈덤이 합류한 상황에서 서건창은 백업이나 대타로 활용도가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활용도는 현장의 판단이 중요한데, 일단 서건창은 감독님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결과다. 감독님께서 우리가 올해 성적을 내는 데 서건창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며 다시 손을 잡은 만큼 서건창이 지난해처럼 팀에 힘을 실어주길 기대했다.
서건창은 구단이 왜 FA 한파 속에서도 KIA가 계약을 안겼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다시 한번 고향 팀에서 뛸 수 있게 되어 기쁘다. 고참 선수로서의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이런 점이 구단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젊은 선수들과 힘을 합쳐 올 시즌에도 광주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서건창이 일단 KIA에 약속받은 보장 기간은 1년이다. 2025년에 구단과 선수가 합의한 옵션을 모두 달성해야 2026년에 계약을 실행할 수 있다. 구체적인 옵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심 단장은 "지난해만큼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힌트를 줬다.
지난 시즌만큼 성적을 내려면 서건창은 적어도 백업 1순위로 출전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2026년 계약 연장이 걸려 있는 시즌이기에 서건창은 예비 FA였던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게 비장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치를 것으로 보인다. 서건창의 이런 의지는 KIA에서 그와 백업 경쟁을 해야 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KIA가 원하는 베테랑 효과가 바로 이런 것이다.
서건창은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2008년 LG 육성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으나 1군 1경기 출전에 그친 뒤 방출됐다. 2012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다시 기회를 얻어 꽃을 피운 케이스. 2014년 201안타로 KBO 역대 최초로 200안타 고지를 밟으며 그해 MVP를 차지했다. 2020년까지 키움의 간판 2루수로 활약하다 트레이드로 2021년 친정팀 LG로 이적해 다시 4년을 뛰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KIA에서 커리어를 이어 가고 있다. KBO 통산 성적은 1350경기, 타율 0.298(4800타수 1428안타), 출루율 0.380, 장타율 0.403, 232도루, 40홈런, 517타점, 853득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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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