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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심을 던져야 한다" 70억 FA 향한 이종열 단장의 한마디 당부와 미국行...라팍에서 살아남기 본격 프로젝트 가동

정현석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12-23 19:53


"투심을 던져야 한다" 70억 FA 향한 이종열 단장의 한마디 당부와 미…
FA 최원태가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투심을 던져야 한다."

FA 시장을 통해 삼성 라이온즈 푸른색 유니폼을 입게 된 투수 최원태. 특명이 떨어졌다.

투심 패스트볼 투수로의 회귀다.

히어로즈 시절 최원태는 투심이 메인 구종이었다.

프로 입단 3번째 시즌이던 2017년 부터 투심을 주력 구종으로 장착하면서 10승 투수로 발돋움 했다. 전체 투구의 50% 가까이 투심 패스트볼을 구사하면서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과 결합해 땅볼 유도형 피처로 위력을 더했다.

2017년 11승7패 4.4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최원태는 이듬해인 2018년 13승7패 3.95로 진화한 모습을 보였다. 2019년에는 27경기에서 11승5패 3.3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투심을 메인구종으로 활용하면서 3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거둔 셈.

2020년 구속을 늘리려다 제구가 흐트러지면서 7승과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주춤한 최원태는 이후 매 시즌 번번이 10승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2023년 LG로 이적하면서 최원태는 피칭 레퍼토리에 변화를 줬다.


너른 잠실벌로 옮기면서 그동안 봉인해둔 포심패스트볼을 꺼내들었다. 포심 비중이 늘더니 급기야 올시즌 포심이 21%로 투심(18.2%)을 앞질렀다. 슬라이더(18.4%) 체인지업(16.4%) 커터(13.1%) 커브(12.9%)까지 무려 6구종을 고루 구사하는 투수가 됐다.
"투심을 던져야 한다" 70억 FA 향한 이종열 단장의 한마디 당부와 미…
FA 최원태. 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1.30/
팔색조 변신에 성공했지만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2년 연속 9승에 그치는 동안 평균자책점은 4점대로 2022년 키움 시절 3점대(3.75) 평균자책점보다 나빠졌다. 2년 연속 가을야구에서 제 역할도 하지 못했다. FA 최대어로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예상보다 영입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던 이유다.

최원태는 지난 6일 4년 최대 총액 70억원(계약금 24억원, 4년간 연봉 합계 34억원, 인센티브 합계 12억원)의 조건에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했다.

계약을 이끌어낸 이종열 단장은 최원태에 대한 굳은 믿음을 보였다. 역대 가장 어린 27세의 나이에 FA로 나온 10승 선발투수. 통산 217경기 78승을 거둔 꾸준함과 성실함이 담보된 투수인 만큼 당연한 신뢰였다.

"다음 시즌 팀 순위 상승을 위해선 안정적인 선발투수 영입이 필수 조건이기에 최원태 영입에 전력을 다했다"는 설명. 팬덤 사이 치열했던 찬반 논란 속에서 계약을 밀고 나간 이유기도 했다.

다만, 굳은 신뢰 속에서도 이 단장은 딱 한가지 "투심을 던지라"는 당부를 했다. 최원태 역시 "삼성에서 투심을 많이 던지겠다"고 화답했다.


"투심을 던져야 한다" 70억 FA 향한 이종열 단장의 한마디 당부와 미…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LG와 삼성의 경기, LG 선발투수 최원태가 역투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0.13/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극과극으로 달라질 홈 구장 팩터다. 최원태는 최고의 투수 친화적 구장인 잠실에서 최고의 타자 친화적 구장인 대구 라이온즈파크로 이동한다.

올시즌 LG, 두산이 함께 쓴 잠실구장에서는 220홈런이 터졌다. 삼성 홈구장 라이온즈파크에서는 216홈런이 나왔다. 두배 이상 많은 경기를 치른 잠실과 대구 홈런수가 거의 비슷할 만큼 구장 팩터가 극과극이었다.

라팍에서 살아님기 위해서는 변신이 필수다. 포심에 비해 투심이 홈런을 피하고, 땅볼을 유도하기가 좋은 구종이다. 원래 잘 던지던 구종이라 비중을 늘리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둘째, 삼성의 극강 내야진 활용이다.

삼성 내야진은 '최고 내야수' 출신 박진만 감독 부임 이후 리그 최강으로 올라섰다.

2022년 88개의 내야 실책으로 10개 구단 꼴찌였던 내야진은 가파르게 실수를 줄여갔다. 2023년 73개로 공동 5위로 올라서더니, 2024년에는 52개의 내야 실책으로 1위로 점프했다. 부임 2년 만에 이재현 김영웅 등젊은 내야진으로 세대교체에 성공하며 극강의 그물망 짜기에 성공했다. 입단 후 첫 한국시리즈까지 경험한 젊은 내야수들이 내년에는 더욱 무르익은 수비를 펼칠 전망. 여기에 베테랑 류지혁이 FA계약으로 삼성에 잔류하면서 2루수 안정감도 유지됐다. 재계약한 외인타자 디아즈도 수비가 탄탄한 1루수다.

홈런 확률을 줄이고 최강 내야진 활용을 극대화 하는 방안. 최대한 많은 땅볼유도, 투심이 답이다.

새팀에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는 최원태는 일찌감치 겨울 훈련을 시작한다. 이달 말 이승현, 이호성 등 젊은 후배 새 동료들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한다. 황동재와 이재현이 다녀온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야구 전문 프로그램 시설인 CSP(Cressey Sports Performance)에서 기초훈련과 기량향상에 집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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