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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스테로이드 시대(1994~2004년)를 풍미한 거포 '3인방'을 꼽으라면 배리 본즈,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다. 통산 홈런 순위가 본즈는 762개로 역대 1위, 맥과이어는 583개로 11위, 소사는 609개로 9위다. 셋 다 대부분을 이 시대에 몰아쳤다.
이들을 포함해 그 시대를 호령했던 선수들은 스테로이드 스캔들이 처음 터진 2003년 의혹을 부인하다 은퇴를 하고 세월이 흐르자 입장을 바꿔 사과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소사도 뒤늦게 합류했다.
소사는 20일(이하 한국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야구를 하는 동안 때로는 162경기를 모두 뛰기 위한 강인함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이든 했고, 결코 규정을 어긴 적은 없었다. 그러나 뒤늦게 깨달았다. 나는 실수를 했다. 사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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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제약회사 발코(BALCO) 스캔들이 터지면서 약물 이슈가 본격 떠올랐다. 본즈는 이 스캔들을 대표하는 선수로 개인 트레이너 그렉 앤더슨 기소와 관련해 연방대배심 증언에 나섰지만, "모르고 먹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2004년에는 호세 칸세코가 자서전 '약에 취하다(juiced)'를 통해 약물 복용 실태를 폭로, 미국 의회가 청문회를 열어 맥과이어와 소사가 증언에 나섰으나, 역시 의혹을 부인하거나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그리고 버드 셀릭 커미셔너의 요청을 받은 상원의원 조지 미첼이 20개월의 조사 기간을 거쳐 2007년 12월 내놓은 '미첼 리포트'에 약물 복용 선수들의 명단이 공개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소사의 경우 PED를 사용한 선수로 지목돼 2005년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해당 의혹을 부인했으나, 뒤늦게 2003년 스테로이드 양성 반응이 나왔던 사실이 알려지며 '약물 선수' 낙인이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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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리케츠 컵스 구단주는 "소사의 사과 성명과 연락이 된 점에 감사하다. 그 누구도 소사만큼 더 열심히 뛰고 이기고 싶어한 선수는 없었다. 그 누구도 완벽하지는 않으나, 우리는 결코 야구와 컵스를 향한 소사의 열정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2025년 컵스 켄벤션에 그를 초대할 예정이다. 그가 참석해주길 바라며 우리는 모두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소사는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미래는 밝다. 진심으로 난 항상 컵스 선수였고 컵스 팬들을 얼른 다시 보고 싶다"고 응답했다.
앞서 맥과이어는 2010년 1월 12일 AP에 보도자료를 보내 과거 스테로이드 복용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그는 "10년 가까이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다. 굉장히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가족과 친구, 코치, 동료들에게 내가 솔직하게 말한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모든 사람에게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사과한다"고 밝혔다.
다만 맥과이어는 "그 약물이 홈런을 치는데 도움이 됐는지는 논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난 원래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을 타고 났다. 난 하늘이 주신 그 선물을 타고 났다고 믿는다. 내가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것은 건강을 위해서였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당시 맥과이어는 AP 보도가 나오기 전 셀릭 커미셔너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니 라루사 감독에게 전화를 해 사죄의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소사, 맥과이어와 달리 본즈는 여전히 약물 복용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세 선수는 모두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의 투표에서 최종 75%를 넘지 못해 결국 명예의 전당 입성에는 실패했다. 소사는 자격 마지막 해에는 18.5%의 득표율에 그쳤다. 도미나카공화국 출신인 소사는 198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거쳐 컵스(1992~2004년)에 전성기를 보낸 뒤 2007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유니폼을 벗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