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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내게 주어지는 포지션을 내게 맞는 옷으로 만들겠다."
1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주최 리얼글러브 어워즈에서 3루수상을 받은 황재균은 "3루수로 이 자리에 서는 건,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다. 내년에는 다른 포지션 수상자로 이 자리에 서겠다"라고 새로운 주전 경쟁 출사표를 던졌다.
황재균은 "나보다 좋은 3루수인 허경민이 우리 팀에 왔다. 나는 다른 포지션에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할 것이다. 글러브도 여러 개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1루를 비롯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포지션에서 준비하겠다. 스프링캠프에서 감독님, 코치님과 대화도 하겠다"며 "내게 주어진 포지션을 내게 맞는 옷으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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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민이 맡을 3루와 안방마님 장성우가 버틴 포수 자리를 뺀 나머지 내야는 모두 물음표다. 유격수 심우준이 한화로 FA이적했고, '큰형님' 박경수가 은퇴한 2루도 비었다. 1루엔 오재일 문상철이 있으나 두 선수 모두 풀타임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유격수 자리엔 김상수, 2루엔 오윤석이 대안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황재균의 가장 유력한 행선지는 1루로 여겨지고 있다. 다만 1루에서도 경쟁을 이겨내야 주전 타이틀을 달 수 있는 상황.
황재균은 "올 시즌 내 성적(타율 2할6푼, 13홈런, 58타점)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런 느낌은 오랜만에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린 선수들과 경쟁할 준비가 됐다. 지지 않을 자신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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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즌은 황재균의 프로 데뷔 20년차이자 KT의 FA계약 마지막 해. 황혼으로 향하는 선수 생활 앞에 맞닥뜨린 경쟁이란 숙명을 그가 어떻게 극복해낼지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