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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전 감독은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KS 3차전 9회초, 삼성 수비 때 강민호의 볼 배합이 정말 탁월했다"며 "승부처였고, 삼성 승리의 요인이었다"라고 운을 뗐다.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IA 타이거즈와 벌인 KS 3차전, 삼성은 4-2로 앞선 9회초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안타 한 개면, 동점 또는 역전까지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삼성 마무리 김재윤은 초구 시속 142㎞ 직구를 던졌다.
박찬호는 몸쪽 직구에 날카롭게 배트를 내밀었다.
강하게 날아간 타구는 왼쪽 외야 파울 라인을 살짝 벗어났다.
이범호 KIA 감독이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아쉬워한 장면이었다.
삼성 포수 강민호도 "하늘이 도왔다"고 했다.
김성근 전 감독이 주목한 공은 박찬호를 상대로 한 2구째 공이다.
강민호는 김재윤에게 바깥쪽 슬라이더를 주문했고, 박찬호는 그 공을 잡아당겼다.
타구가 3루수 앞으로 굴러가면서 경기가 끝났다.
김 전 감독은 "박찬호가 초구에 잡아당기는 스윙을 했다. 강민호가 박찬호의 스윙을 보고, 바깥쪽 변화구 사인을 낸 것 같다"며 "정말 탁월한 선택이다. KS 3차전 삼성 승리의 일등 공신은 강민호"라고 칭찬했다.
김 전 감독의 말을 전해 들은 강민호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외친 후 당시 상황을 더 세밀하게 복기했다.
강민호는 "일단 초구는 김재윤이 자신 있어 하는 직구 사인을 냈다. 사실 바깥쪽 직구 사인을 냈는데 공이 몸쪽으로 향했다"고 떠올렸다.
삼성에 운이 따라 박찬호의 타구는 파울이 됐다.
강민호는 "박찬호에게 몸쪽 공을 던지는 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2구째 바깥쪽 슬라이더 사인을 내며, '제발 박찬호가 바깥쪽 공도 잡아당겼으면'이라고 바랐다"며 "김재윤이 바깥쪽 공을 잘 던졌고, 우리의 바람대로 박찬호가 잡아당기는 스윙을 했다"고 설명했다.
강민호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한 김성근 전 감독은 "가을야구답게, 정말 재밌게 봤다"고 허허 웃었다.
베테랑 지도자의 칭찬을 받은 강민호도 기분 좋게 웃었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