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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원래는 웨이팅 사인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삼성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대0으로 신승,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8회초 0-0 상황서 터진 강민호의 결승 솔로포.
강민호는 KBO 역대 타자 최다 경기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무려 2369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문턱조차 밟아본 적이 없는 비운의 선수였다. 2000경기 이상 뛴 선수 중 한국시리즈를 경험하지 못한 선수는 강민호와 손아섭(NC) 뿐이었다. 강민호가 이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한국시리즈 냄새라도 맡아보고 싶다"고 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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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홈런에 엄청난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어있었다.
사인 미스로 탄생한 결승 홈런이었다는 점이었다. 결과가 안 좋았다면 문책을 당할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다.
강민호는 홈런 상황에 대해 "선두타자였다. 3B1S이라 공을 하나 더 볼까 생각했다. 그러다 공격적으로 쳐보자 해서 쳤는데 홈런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 이야기가 압권이었다.
"그런데 벤치에 들어오니 웨이팅 사인이 나갔었다고 하더라. 나는 그걸 못봤다. 사실 2B에서 웨이팅 사인이 나올 것 같아 코치님을 쳐다봤는데 사인이 안나오더라. 그래서 3B1S에서도 당연히 사인이 안 나올 거라 생각해 쳐다도 안 봤다"고 말하며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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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B2S 풀카운트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땅을 치고 후회했을지 모른다.
손주영의 147km 직구가 완벽한 실투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타자들이 홈런 치기 가장 좋아하는 가운데 높은 직구였다.
구속도 적당히 빨라, 비거리를 만들어내기는 더 좋았다.
만약 웨이팅 사인을 보고 기다렸다면 아무리 좋은 공이라도 순간 마음을 바꿔 대처하기는 힘들다.
당연히 3B2S 풀카운트가 됐을 것이고 그 다음 공이 그렇게 좋은 공이 올거라고는 예상하기 어렵다. 투스트라이크 이후라 그처럼 거침 없는 스윙이 나오기도 힘들었다.
당연히 홈런이나 출루를 장담할 수 없었다. 강민호는 타격감도 좋지 않았다. 앞서 열린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타율 1할8푼2리로 부진했다.
강민호가 사인을 결과적으로 무시(?)한 것이 삼성으로선 운명적인 신의 한 수가 됐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