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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화려한 변신을 하는 건가.
야구 선수가 컨디션 좋은 날 장타를 몰아칠 수 있다. 그런데 황성빈이라 너무 놀라운 결과였다.
황성빈은 2022년 입단 후 빠른 발과 컨택트 능력이 주무기로 각인된 선수다. 전형적인 '똑딱이' 스타일. 체구도 크지 않아 사실 그에게 홈런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데뷔 후 이날 전까지 친 홈런은 달랑 1개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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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뿐 아니라 1차전 동점 타점에 안타까지 더해 3출루 3타점 경기를 했다. 한 경기 3타점도 생애 최고 기록. 2차전에서도 삼진 2개가 있었지만 1회 선취 타점을 만드는 적시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이날 활약 영양가가 만점이었다.
황성빈은 홈 부산에 오기 전 주중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파울을 치고, 너무 천천히 타석에 돌아와 LG 투수 켈리와 선수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벤치클리어링까지 발생했다. 그 전에는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스킵 동작을 너무 과하게 취해 상대 투수 양현종을 화나게 했다. '깐족' 논란으로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결코 좋은 일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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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빈은 부산에 돌아온 뒤 "나는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조심하겠다. 저를 미워하지 않아주셨으면 한다"고 솔직하게 심경을 밝혔다. 그리고 '깐족' 논란이 아닌 화끈한 야구 실력으로 홈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상대를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야구만으로도 충분히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이렇게 사연 있는 선수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팬들은 더 좋아한다. 황성빈이 과연 '반전남' 이미지로 인생 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