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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일본)=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확실한 무기가 하나 더 필요하더라요."
지난해 최원준은 벽을 만났다. 전반기 14경기에 나와 2승7패 평균자책점 5.08로 고전했고, 결국 8월 중순부터는 선발과 구원을 오가게 됐다. 26경기에서 3승10패 평균자책점 4.93으로 시즌을 마쳤다.
10승을 항상 기대할 수 있는 선발 자원이었지만, 올 시즌 다시 선발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 최원준은 그동안 미뤄둔 무기 장착에 나섰다.
최원준이 항상 고민했던 구종은 체인지업. 마침 시기도 잘 맞았다. 두산은 올 시즌 조웅천 투수코치를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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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코치는 마무리캠프에서 전담으로 붙어서 최원준에게 체인지업을 전수에 나섰다. 조 코치는 "마무리캠프에서 보름 넘게 연습을 한 거 같다. (최)원준이가 확실한 무기를 원해서 한 번 해보자고 했다. 일단 체인지업은 던질 줄 아는데 무브먼트가 직구와 같더라. 변화를 주기 위한 방법으로 연습을 했다"고 설명했다.
조 코치는 "전력분석팀과 영상도 찍어가면서 기록적인 부분을 보면서 연습을 했다. 기존 던지는 방법에서 손목 활용도를 높였다"라며 "내가 던졌던 느낌하고 같은 느낌으로 하려고 했다. 손목 각도의 변화도 줬다. 수평적인 부분에서 아래로 떨어트린다는 느낌이다. 체인지업은 정타를 안주기 위해서 던지는 구종인데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다"고 이야기했다.
재미난 사실 한 가지도 발견했다. 조 코치는 "전력분석팀과 함께 분석하고 있다가 나온 게 우리나라 사이드암투수 중 체인지업 1등이 고영표다. 고영표의 체인지업과 내가 현역 시절 던졌을 때 손목 각도가 같더라. 원준이의 경우 손목이 일정하고 반듯한 데 이부분에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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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의 가장 큰 무기는 체인지업이다. 직구와 같은 각도에서 나오는 체인지업에 타자들은 '마구'라고 감탄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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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구장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2군과의 경기에서 최원준은 2닝 동안 2안타 3탈삼진 1볼넷 1실점을 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1㎞가 나왔고,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현장에서는 특히 체인지업이 한층 더 안정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다.
경기를 마치고 최원준도 만족감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준비한대로 잘 되고 있는 느낌"이라며 "오늘은 시드니에서 중점적으로 연습한 것을 실험하는 기회로 삼았다. 체인지업으로 헛스윙과 범타를 유도한 점이 만족스럽다. 일본에서 타자들을 상대하며 확실히 정립한 뒤 시범경기부터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야자키(일본)=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