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키는 외국인 선수들이 쥐었다.
2020년부터 3년연속 꼴찌에 머물렀던 한화는 지난해엔 58승6무80패로 9위를 기록했다. 4년 중 처음으로 50승을 넘겼고, 승률도 4할을 넘겼다. 희망을 봤다.
젊은 선수들로 세대교체를 해왔던 한화는 지난해 문동주가 신인왕을 수상하고 노시환이 홈런왕과 타점왕에 오르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보인다. 여기에 FA 채은성과 안치홍을 영입하며 타선에 힘이 생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순위 신인 김서현도 성장하고 있고, 올해 1순위 황준서는 벌써부터 즉시 전력감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 안치홍을 영입하면서 타선에 더욱 힘이 생기며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된 상황에서 류현진이라는 거물이 오게 된 것이다.
류현진이 오면서 한화의 전력은 5강을 바라보는 팀에서 5강 '이상'을 바라보는 팀이 됐다. 류현진이라는 최강의 에이스가 가져오는 효과는 그저 1선발 이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20승을 거두며 정규시즌 MVP에 오른 NC 다이노스의 에릭 페디처럼 등판하면 승리한다는 선수들의 믿음이 생기고, 상대팀에겐 질 수 있다는 패배감부터 준다. 연승을 이어주고 연패를 끊어주는 에이스가 있다는 것은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
'꼴찌 후보'로 꼽혔던 NC는 4위로 가을야구에 올랐고, 와일드카드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무패로 이기며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데엔 페디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것을 모두가 인정한다. 2022년엔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오자 SSG 랜더스가 단숨에 우승을 차지했다. 에이스는 그저 잘하는 선수일 뿐만 아니라 팀의 분위기까지 바꿔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류현진이 1선발로 오면서 마운드도 강해진다. 류현진이 없었을 때는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의 외국인 원투 펀치에 문동주 정도만 확실한 선발이었고. 여기에 김민우와 장민재 황준서 이태양 등이 선발을 다투게 되는 형국이었다.
그런데 류현진이 오게 되면 류현진-페냐-산체스-문동주의 4선발이 갖춰지고 5선발로 1명이 뽑히면 나머지는 불펜으로 나설 수 있다. 선발 요원이 불펜으로 나서면서 불펜도 강해질 수 있는 것.
|
|
|
한화의 국내 전력은 류현진의 합류로 꽤 잘 갖춰졌다. 문제는 외국인 선수들이다.
페냐와 산체스, 그리고 새로 온 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기대한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한화의 '떡상'을 판가름 낸다고 볼 수 있다. 페냐는 지난해 32경기서 177⅓이닝을 던지며 11승11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이닝 6위, 퀄리티스타트 19번으로 6위에 랭크. 폭발적이진 않았지만 안정적으로 던졌다는 평가다. 시즌이 끝나고 빠르게 재계약을 추진했고, 12월 9일 총액 105만 달러에 재계약 소식을 전했다.
산체스도 재계약을 했다. 당초 재계약보다는 새 투수를 찾기로 했던 한화였는데 마땅한 투수가 나오지 않자 결국 12월 26일 산체스와 1년 더 함께 하기로 했다. 첫 등판에서 부상으로 낙마한 버치 스미스를 대신해 온 산체스는 24경기에서 7승8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초반 9경기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으나 단점이 노출되면서 이후 15경기에선 2승8패 평균자책점 5.24로 부진했다. 재계약인데도 총액 75만달러에 그친 이유다. 다른 팀과 비교할 때 외국인 투수가 약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1년간 KBO리그를 경험했으니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면 한화로선 더할나위 없을 듯.
타선에서 페라자가 중요하다. 지난해 아쉬웠던 것이 외국인 타자였다. 거포 브라이언 오그레디가 왔으나 제대로 맞히질 못했다. 22경기서 타율 1할2푼5리, 10안타에 홈런 하나 없이 퇴출됐다. 뒤이어 온 윌리엄스도 그다지 강한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68경기서 타율 2할4푼4리, 63안타 9홈런 45타점을 기록했다.
이번에 온 페라자가 기대한 타격을 해준다면 안치홍-페라자-노시환-채은성의 강력한 4명의 중심타선을 갖추게 된다. 어느 팀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중심이라 할 수 있다.
외국인 선수들이 올시즌에 부상없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2018년 3위 이후 6년만에 5강에 도전할 수 있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팬들의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