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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호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충격 속에 출발한 스프링캠프.
KBO리그 사상 초유의 사령탑 부재 스프링캠프다. 진갑용 수석코치가 당분간 캠프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지만, 출국장 인터뷰에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다"고 눈시울을 붉힐 정도. 캠프 출발 이틀 전 충격적인 상황을 언론을 통해서야 접할 수 있었던 선수들 역시 출국길에 황망한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심란한 마음을 달래는 데는 움직이는 게 최고. KIA 선수단은 오전 이른 시간부터 훈련장에 나서 캠프 첫날을 시작했다. 진 수석코치는 선수단 전체 미팅을 통해 "다치지 않고, 활기차고 재미있는 분위기 속에 훈련 해보자"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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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나카무라 코치 차례. 모자를 벗어 고개를 숙인 나카무라 코치는 "나카무라 다케시 코치입니다. 내 나이 57세, 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루키"라고 말해 선수들을 웃음짓게 했다. 이윽고 오른팔을 치켜든 뒤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자 선수들은 파안대소하면서 큰 박수를 보냈다.
훈련 시간에도 분위기는 이어졌다. 2015~2017시즌 나카무라 코치가 KIA 배터리 코치로 재임했을 때 안면이 있던 내야수 김선빈은 나카무라 코치를 향해 "다케시, 다케시~" 하면서 농을 쳤다. 나카무라 코치도 장난스레 "우루사이(시끄러)"라고 맞받아치면서 미소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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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 코치는 "캠프에선 밝은 분위기가 중요하다. 그래서 캠프 때마다 목소리를 더 크게, 밝게 내려 한다"며 "특히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더 그렇다. 모두가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KIA는 3일 훈련-1일 휴식으로 오는 20일까지 호주 캠프 일정을 소화한다. 컨디션 체크 및 경기 감각 조율, 전술 훈련 등이 주를 이루는 일정이다. 총 47명의 선수들이 참가했고, 부상에서 회복한 주장 나성범을 비롯해 재활 중인 김도영 박찬호, 신인 투수 조대현도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KIA는 차기 감독 선임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마쳐 캠프 지휘 공백을 최소화 하겠다는 방침. 하지만 올 시즌 전력 구상이 다 끝난 상황에서 무너진 팀 분위기를 다잡고 5강 이상의 목표를 이루려면 그만한 능력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령탑 결별 변수 속에 아무런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 역시 단시간 내에 선임 작업이 마무리되긴 어려운 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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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호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