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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팬들을 놀라게 한 KBO리그 불펜 투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 어떤 배경이 숨어있을까.
하지만 시선을 돌려서 반대로 생각해보면, 적어도 이들에대해 '인지하고 있고 관심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고우석과 함덕주는 KBO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들이다. 고우석은 수년간 강속구를 앞세워 LG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고, 함덕주는 독특한 투구폼에 좌완 불펜 요원이라는 강점을 가졌다. 올 시즌 확실히 살아난 모습도 확인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입장에서 이들은 '무명'에 더 가깝다. 고우석은 국가대표로 몇차례 국제 대회에 나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름이 알려졌지만, 함덕주는 그럴 기회도 많지 않았다. 리그 전체 사례를 따져봐도, KBO리그에서 활약했던 불펜 투수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뛴 사례는 오승환 뿐인데 그 역시 일본 무대에서 먼저 인정을 받은 후의 일이었다.
현지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한 야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펜데믹을 거치면서 여전히 여파가 남아있다. 선수풀이 많이 안좋아졌다. 펜데믹 당시 야구를 그만둔 선수들이 많다. 마이너리그가 1년을 통째로 쉬면서 나이든 선수들은 전부 그만둬버렸고, 구단들은 마이너 팀 숫자를 줄였다. 그러면서 선수층이 확실히 얕아졌다"면서 "현재 KBO리그 구단들이 외국인 투수를 찾기도 예전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이다.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마찬가지다. 펜데믹이 끝났지만 좀처럼 회복이 안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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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예전처럼 반드시 해외 리그에서 뛰는 선수를 스카우트가 직접 살피지 않더라도, 데이터만으로도 관심을 드러낼 수 있다. 최근 최첨단 야구 데이터 시스템이 점점 더 널리 자리를 잡다보니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측정 데이터만 가지고도 좋은 해외 선수를 발굴해낼 수 있다. 한국의 불펜 투수들에게까지 관심이 미칠 수 있는 이유다.
당장 고우석과 함덕주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은 아주 높지는 않아보인다. 고우석은 미국 현지 언론으로부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불펜 보강을 위해 관심을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신분이 걸린다. 고우석은 포스팅 시스템 신분인만큼 LG 구단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의 계약을 가지고 와야 하는데, 그 적정값이 얼마인지는 최종 결과가 나와 봐야 안다. 고우석은 현재 이정후와 나란히 포스팅이 승인됐고, 협상은 진행 중이다.
반면 함덕주는 FA 신분이라 조금 더 유리하지만, 아직 미국 이적 시장에서 구체적으로 이름이 언급되지는 않고 있다. 만약 미국으로 간다고 해도 주요 선수들의 이적이 끝난 스프링캠프 임박 시기일 가능성이 높고, 또 원 소속팀 LG가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