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인터뷰]"말이 왜 안됩니까" 1년 전 통합우승 감독 1년만에 충격 경질 "결국 성적 때문에..."

2023 KBO 준플레이오프 3차전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다. SSG 김원형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창원=박재만 기자[e-mail]/2023.10.25/

2022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헹가레. 스포츠조선DB

정규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 반지를 전달받은 민경삼 대표이사(가운데)와 한유섬, 김원형 감독.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왜 말이 안됩니까. 구단의 결정인데요."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 그리고 1년만의 경질. 이런 롤러코스터가 있을까.

SSG 랜더스가 파격적인 결정을 했다. SSG 구단은 31일 오후 "김원형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SSG 구단은 계약 해지 발표 직후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팀을 쇄신하고 더욱 사랑받는 강한 팀으로 변모시키기 위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 이에 구단은 당초 선수 및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한 변화 범위를 뛰어넘어 현장 리더십 교체까지 단행하게 됐다"면서 "향후 SSG는 다양한 후보군을 선정해 감독 인선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야구장을 찾는 팬들에게 더욱 더 재미 있는 야구를 선보일 수 있는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SSG는 지난해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을 했고, 한국시리즈 도중 김원형 감독과 3년 재계약을 맺었다. 계약 당시 조건은 3년 총액 22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5억원)이다. 그러나 단 1년 만에 계약을 해지하면서 사실상 김원형 감독을 경질했다.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와 SSG의 준PO 1차전. 김원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e-mail]/2023.10.22/

SSG 구단은 경질 사유에 대해 "지난 3년간 팀에 공헌해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이러한 결정을 내린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송구스럽다.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 단언컨대 성적으로 인한 계약해지는 절대 아니다. 포스트시즌 종료 후 내부적으로 냉정한 리뷰를 치열하게 진행했다.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팀을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늦는 것 보다는 좀 더 빠르게 결정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단행했다. 처음에는 선수단 구성, 세대교체, 팀 운영 및 경기 운영 전반에 선수 및 코칭스태프 구성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감독 교체까지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단은 '단언컨대 성적으로 인한 계약해지는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성적과 무관한 사령탑 교체는 없다고 봐야 한다.

만약 SSG가 2연패를 했다면 감독의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는 일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SSG는 지난해 통합 우승팀으로 올해도 유력한 상위권 후보 팀이었지만, 올 시즌 성적은 다소 부침이 있었다. 전반기를 2위로 마쳤으나 후반기 시작과 함께 투타 성적이 추락하면서 6위까지 떨어졌다. 다행히 마지막 한달 간 스퍼트를 내면서 정규 시즌을 3위로 마쳐 준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NC 다이노스에 3연패로 탈락하면서 후폭풍이 일었다.

이번 결정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계약 기간이 2년이나 더 남은 감독을 내보낸 것은 성적에 대한 냉혹한 평가를 하고, 새로운 인물로 팀을 꾸리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31일 김성용 단장이 오후 12시30분 김원형 감독을 직접 만나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계약 해지 발표 후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김원형 감독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차분했지만 착찹함을 완전히 감추지는 못했다.

김 감독은 '말이 안되는 결정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말이 왜 안됩니까.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구단이 결정을 했고, 이런 일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김원형 감독은 "그동안 감사했다. 내 능력이 부족했다. 구단의 결정이니 따라야 한다. 결국 성적 때문에 (이런 결정이 나온 것 같다)"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나유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