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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패자에게 내일은 없었다. 하지만 승자를 향한 진심어린 축하는 따뜻한 울림으로 남았다.
두산 베어스가 단 한 경기로 아쉽게 가을 야구를 끝냈다. 두산은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9대14로 패했다. 정규시즌을 5위로 마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2연승이 필요했지만, 0%의 확률은 이번에도 깨지지 않았다.
두산은 5회 두 점을 내며 다시 동점을 만들었지만, 5회말 강승호의 실책으로 다시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7회 2실점, 8회 6실점이 이어지며 결국 9대14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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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감독은 NC 더그아웃으로 걸어가 강인권 감독과 악수를 나누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감독 뷔임 첫 해 많은 기복이 있었지만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이 감독. 불과 1경기 만에 끝난 가을야구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상대 팀 감독을 향해 축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양의지는 NC 선수들을 향해 진심이 담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올 시즌 다시 두산으로 복귀한 양의지는 2020시즌 NC의 통합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2016시즌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시리즈 MVP가 된 양의지는 2020시즌 또 한 번 한국시리즈 MVP가 됐다. 우승 집행검을 함께 들었던 옛 동료들을 향한 양의지의 축하는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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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상대팀 포수가 된 양의지 앞에서 김형준은 홈런 두 방을 몰아치며 승리를 이끌었다. 김형준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양의지 선배님을 통해 많이 배웠었다. 같이 이런 중요한 경기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뜻깊었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감사한 마음으로 자신을 찾아온 김형준에게 양의지는 배트 한 자루를 꺼내 선물했다. 후배의 활약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김형준은 양의지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며 고마워했다. 패자의 품격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