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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올시즌에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2년 연속 FA 시장에서 눈물을 흘렸다. 돈이 없던 게 아니라 이런저런 예상치 못한 이유 때문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FA 최대어로 꼽힌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와 재빨리 협상을 진행하며 12월 중순 계약에 잠정 합의한다. 조건은 13년 3억5000만달러였다. 그러나 1주일 뒤 예정됐던 입단식이 돌연 취소됐다. 메디컬 테스트에서 마이너리그 시절 다쳤던 발목이 성치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면서다. 코레아는 뉴욕 메츠와도 계약에 합의했다가 같은 이유로 없던 일이 돼 결국 원소속팀 미네소타 트윈스와 3년 1억53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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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는 오라클파크에서 불과 2시간 거리의 린든이 고향으로 어릴 적 배리 본즈의 팬이었다. 샌프란시스코와의 계약은 기정사실이었다. 그러나 저지는 며칠 뒤 양키스 잔류를 선언했다. 1차 협상 때 8년 3억2000만달러를 제시했던 양키스가 9년 3600만달러로 올리며 '진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같은 값이면 양키스'라고, 저지는 샌프란시스코를 지렛대로 삼은 셈.
2년에 걸친 오프시즌 동안 배신 아닌 배신을 당한 샌프란시스코는 전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FA 시장에서 크리스 브라이언트, 케빈 가우스먼, 카를로스 로돈, 브랜든 벨트가 팀을 빠져 나갔다. 지난 겨울 외야수 밋치 해니거와 마이클 콘포토, 좌완불펜 테일러 로저스, 좌완 선발 션 마네아, 우완 선발 로스 스트리플링 등 중저가 FA들을 대량 영입했지만, 이들 5명의 올시즌 합계 bWAR은 1.2에 불과하다. 별 도움이 안됐다는 얘기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겨울에도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타깃은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다. KBO 이정후에도 영입을 타진할 것으로 보이는데 '체급'이 오타니, 야마모토와는 다르다. 오타니는 역사상 최고의 FA이고, 야마모토는 일본 출신으로는 역대 최강 에이스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도 샌프란시스코가 이번 겨울 대대적인 투자를 주문했다. 샌프란시스코 담당 그랜트 브리스비 기자는 15일(한국시각) '자이언츠의 오프시즌 재개: 그들을 월드시리즈로 이끌 방법이 있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포지션별로 전력을 분석한 뒤 이렇게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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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위해서는 어떤 돈이 들더라도 투자하고 봐야 한다는 프로 세계의 정설을 샌프란시스코 구단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얘기다.
샌프란시스코가 1억달러 이상의 계약을 한 것은 역대로 딱 두 번 뿐이다. 2015년 말 쟈니 쿠에토(6년 1억3000만달러), 2007년 말 배리 지토(7년 1억2600만달러)다. 쿠에토는 입단 첫 해인 2016년 18승을 올린 뒤로는 부상에 시달리며 몸값을 전혀 해내지 못했고, 지토는 계약기간 7년 중 5년을 규정이닝을 넘었고, 2012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다.
하지만 오타니와 야마모토를 노리는 명문 구단이 한 둘이 아니다. 특히 오타니에 대해서는 LA 다저스와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할 지도 모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