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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노히트노런 눈앞에서 한번 보나 했는데…."
이 감독은 다음날인 24일 그 뒷 얘기를 들려줬다. 이 감독이 쿠에바스의 노히트 노런을 생각한 것은 7회말을 넘기면서부터. 이 감독은 "7회말이 중심타선을 상대하는 것이라 그때를 넘기면서 '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8회말엔 고종욱이 대타로 나와 긴장을 했었고, 9회말엔 김도영이 나올 때 넘어가길 바랐는데 맞더라"고 아쉬워 했다.
김도영이 쳤을 때 이 감독도 홈런인 줄 알았다고 했다. 펜스 상단을 맞고 떨어졌을 땐 처음에 좌익수 조용호를 키가 큰 선수로 바꿨어야 했나라는 생각까지 했다고. 하지만 워낙 펜스 상단을 맞혀 어떤 야수가 점프를 해도 잡을 수는 없는 위치였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를 9회말에 올리면서 투구수를 120개까지도 생각했었다. 8회까지 쿠에바스의 투구수는 103개. 쿠에바스의 올시즌 한경기 최다 투구수는 101개였다. 이미 올시즌 최다 투구수를 넘긴 상황에서 9회에 올랐으나 이 감독은 120개까지 생각을 했었다. 이유는 충분한 휴식을 할 수 있었기 때문. 이 감독은 "우리 팀이 추석 연휴 때 경기가 없다. 현재 우리 스케줄로는 쿠에바스는 10월 3일 KIA전에 던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열흘 정도 충분히 휴식을 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에 120개 정도를 생각했었다"라고 말했다. 4-0의 상황에서 1사 1,3루가 되고 4,5번 타자가 나오는 상황이 되자 결국 마무리 김재윤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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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쿠에바스는 삼진을 8개 잡아냈는데 이 감독은 오히려 삼진이 노히트 노런을 방해했다고 했다. 쿠에바스는 5회엔 오선우를 삼진으로 잡으며 7개를 던졌고, 6회에도 김도영과 7개를 던지며 삼진을 잡아냈다. 이 감독은 "맞혀잡으며 투구수를 줄였다면 9회에 좀 더 신중한 피칭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면서 "투구수에 여유가 있었다면 퍼펙트가 아니니까 볼넷을 내줘도 된다는 생각으로 유인구 승부를 하면서 던졌다면 대기록을 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여러 아쉬운 점들이 있지만 멋진 도전이었고 그래도 결과는 승리였다.
이 감독도 현역시절에 8회 2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한 적이 있었다고. 이 감독은 "노히트 하려다가 완봉, 완투도 놓치고 승리도 날릴 뻔 한 적이 있었다"며 웃었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