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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등판없어 120개까지..." 감독도 노히트에 승부 걸었다. 9회 1사 노히트의 비하인드 스토리[광주 코멘트]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3-09-24 13:50


"다음주 등판없어 120개까지..." 감독도 노히트에 승부 걸었다. 9회…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와 KT의 경기 전, KT 이강철 감독과 쿠에바스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08/

"다음주 등판없어 120개까지..." 감독도 노히트에 승부 걸었다. 9회…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T 쿠에바스가 역투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23/

"다음주 등판없어 120개까지..." 감독도 노히트에 승부 걸었다. 9회…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T 이강철 감독이 마운드를 찾아 쿠에바스를 격려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23/

[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노히트노런 눈앞에서 한번 보나 했는데…."

KT 위즈 이강철 감독도 아쉬워하고 아쉬워했다. 윌리엄 쿠에바스가 9회말 1아웃까지 2개의 볼넷과 1개의 몸에 맞는 볼만 내주고 안타 하나 없는 노히트 노런 행진을 펼치다가 김도영에게 3루타를 맞으며 대기록 작성이 깨졌다. 쿠에바스는 김선빈까지 상대했으나 볼넷을 허용하고 1사 1,3루의 위기에서 마무리 김재윤으로 교체됐다.

결과는 4대1 승리로 쿠에바스가 10승을 기록했고, 김재윤은 28세이브를 챙겼다. 노히트 노런을 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승리를 했다는 점에서 좋은 결과물을 얻었다.

이 감독은 다음날인 24일 그 뒷 얘기를 들려줬다. 이 감독이 쿠에바스의 노히트 노런을 생각한 것은 7회말을 넘기면서부터. 이 감독은 "7회말이 중심타선을 상대하는 것이라 그때를 넘기면서 '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8회말엔 고종욱이 대타로 나와 긴장을 했었고, 9회말엔 김도영이 나올 때 넘어가길 바랐는데 맞더라"고 아쉬워 했다.

김도영이 쳤을 때 이 감독도 홈런인 줄 알았다고 했다. 펜스 상단을 맞고 떨어졌을 땐 처음에 좌익수 조용호를 키가 큰 선수로 바꿨어야 했나라는 생각까지 했다고. 하지만 워낙 펜스 상단을 맞혀 어떤 야수가 점프를 해도 잡을 수는 없는 위치였다.

경기 후 물어보니 실투였다고. 이 감독은 "초구 커터를 높게 던져 파울을 유도한 뒤 2구째를 슬라이더를 던질까 하다가 커터를 던진게 가운데로 들어갔다고 하더라"면서 웃었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를 9회말에 올리면서 투구수를 120개까지도 생각했었다. 8회까지 쿠에바스의 투구수는 103개. 쿠에바스의 올시즌 한경기 최다 투구수는 101개였다. 이미 올시즌 최다 투구수를 넘긴 상황에서 9회에 올랐으나 이 감독은 120개까지 생각을 했었다. 이유는 충분한 휴식을 할 수 있었기 때문. 이 감독은 "우리 팀이 추석 연휴 때 경기가 없다. 현재 우리 스케줄로는 쿠에바스는 10월 3일 KIA전에 던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열흘 정도 충분히 휴식을 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에 120개 정도를 생각했었다"라고 말했다. 4-0의 상황에서 1사 1,3루가 되고 4,5번 타자가 나오는 상황이 되자 결국 마무리 김재윤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다음주 등판없어 120개까지..." 감독도 노히트에 승부 걸었다. 9회…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T 쿠에바스가 역투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23/

"다음주 등판없어 120개까지..." 감독도 노히트에 승부 걸었다. 9회…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9회말 1사 KIA 김도영이 KT 선발 쿠에바스에 노히트를 깨는 안타를 날리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23/

"다음주 등판없어 120개까지..." 감독도 노히트에 승부 걸었다. 9회…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9회말 1사 KIA 김도영에게 안타를 맞으며 노히트가 깨진 KT 선발 쿠에바스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23/
이 감독은 1회초 2사 1,2루 때 직접 마운드를 방문했었다. 4번 최형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5번 소크라테스에게도 연속 볼 2개를 던지면서 제구가 흔들렸을 때 이 감독이 올라간 것. 이 감독은 "분위기도 끊어줄 겸 팔이 좀 내려가 있어서 올려라고 얘기하러 올라갔다"라고 했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의 체인지업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져야 하는데 가끔 팔이 옆으로 내려오면 체인지업도 옆으로 오면서 볼로 빠져버린다"면서 "그게 더그아웃에서 보여서 올라가서 팔을 높여라고 했다. 쿠에바스가 가끔 경기 중에 그러는데 지난 경기에서도 경기 중에 얘기해서 팔을 올려 던진 적이 있다"며 웃었다.


이날 쿠에바스는 삼진을 8개 잡아냈는데 이 감독은 오히려 삼진이 노히트 노런을 방해했다고 했다. 쿠에바스는 5회엔 오선우를 삼진으로 잡으며 7개를 던졌고, 6회에도 김도영과 7개를 던지며 삼진을 잡아냈다. 이 감독은 "맞혀잡으며 투구수를 줄였다면 9회에 좀 더 신중한 피칭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면서 "투구수에 여유가 있었다면 퍼펙트가 아니니까 볼넷을 내줘도 된다는 생각으로 유인구 승부를 하면서 던졌다면 대기록을 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여러 아쉬운 점들이 있지만 멋진 도전이었고 그래도 결과는 승리였다.

이 감독도 현역시절에 8회 2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한 적이 있었다고. 이 감독은 "노히트 하려다가 완봉, 완투도 놓치고 승리도 날릴 뻔 한 적이 있었다"며 웃었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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