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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전미야구기자협회(BBWAA)가 지금과 같은 방식, 즉 연고 도시를 대표하는 기자들이 투표에 참가해 점수제로 양 리그 정규시즌 MVP를 선정하기 시작한 1931년 이래 만장일치 MVP는 모두 19명이 나왔다. '만장일치(unanimous)'란 투표 기자들로부터 모두 1위표를 받았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올시즌 AL과 NL 모두 투표 기자단의 만장일치 의견으로 MVP가 탄생할 조짐이다. 주인공은 LA 에인절스 오타니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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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AR을 보면 2021년에는 타자로 4.9, 투수로 4.1, 합계 8.9를 마크했다. 양 리그 통합 1위였다. 올해는 타자로 6.0, 투수로 4.1, 합계 10.1로 역시 전체 1위다. 전반적인 기록이 2021년보다 낫다. 다만 2021년 만큼 폭발적이고 신선하지 않다는 '느낌'이 기자들 사이에 돌 수는 있다. 그러나 객관적인 지표가 만장일치 MVP를 줘도 전혀 손색 없다. 무엇보다 오타니가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을 조기마감했음에도 그에 견줄 만한 성과를 거둔 선수가 AL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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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냐는 1회초 상대 패트릭 코빈의 6구째 80.5마일짜리 몸쪽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긴 직후 그 어느 홈런보다도 감격해했다. 지난 1일 LA 다저스전에서 30홈런-60도루(당시 62도루)를 마크했는데, 이 역시 메이저리그 최초였다. 22일 만에 홈런 10개를 추가하며 40-60에 이른 것이다.
40홈런-40도루도 희귀한 기록이다. 1988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호세 칸세코(42홈런-40도루), 1996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배리 본즈(42홈런-40도루), 1998년 시애틀 매리너스 알렉스 로드리게스(42홈런, 46도루), 2006년 워싱턴 내셔널스 알폰소 소리아노(46홈런, 41도루)에 이어 아쿠냐가 역대 5번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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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냐에 필적할 후보는 다저스 무키 베츠다. 베츠는 거의 모든 부문서 아쿠냐에 살짝 미치지 못하지만, bWAR이 8.1로 아쿠냐(8.0)에 앞선다. MVP 투표는 기록 한 두개 가지고 이뤄지지 않는다. 시즌 내내 전체적으로 얼마나 강한 인상을 줬느냐가 중요하다. 아쿠냐의 대기록을 가볍게 볼 기자는 없을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