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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모르네"…'상무 탈락→국대 발탁' 역대급 전화위복…20세 외야수 반전 신화, 'AG金'으로 완성될까 [SC피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09-23 11:27 | 최종수정 2023-09-23 11:51


"인생 모르네"…'상무 탈락→국대 발탁' 역대급 전화위복…20세 외야수 …
2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KBO리그 롯데와 키움의 경기가 열렸다. 4회 1타점 적시타 날린 윤동희.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7.22/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인생 모르는 거야 진짜."

한 팀에서 5명이 국군체육부대에 지원했다. 4명이 합격했는데 딱 1명만 떨어졌다.

그 나비효과가 상상을 초월한다. 단숨에 1군 주전 자리를 꿰찼고,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소속팀을 넘어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차세대 외야수로 눈도장을 찍었다.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20)가 그 주인공이다. KBO과 KBSA(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경기력 향상위원회는 22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엔트리에 2번째 변화를 줬다.

앞서 부상으로 빠진 이정후(키움) 대신 김성윤(삼성), 구창모 대신 김영규(이상 NC)를 보강한다고 발표했던 KBO다. 이어 "추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여지를 뒀다.

그 시선은 KIA 타이거즈 이의리에게 향해 있었다. 어깨 통증과 손가락 물집 등 부상을 겪으며 시즌초 150㎞대 중반을 찍던 구속이 140㎞대 초중반까지 떨어졌고, 최근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 2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1⅓이닝 5실점(4자책)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결국 KBO는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 중이나 대회 기간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교체를 결정했다.


"인생 모르네"…'상무 탈락→국대 발탁' 역대급 전화위복…20세 외야수 …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이의리가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서는 김도영을 반기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22/
왼손 선발투수를 뽑을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구창모의 경우처럼 같은 팀 선수를 선발할 수도 있었다. 특히 온 KIA 팬의 염원이 쏠린 김도영이 있다. 대표팀에 부족한 우타라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 부족한 것은 외야수였다. 김혜성이나 김지찬의 외야 활용까지 거론될 만큼 외야가 부족했던 상황. 박찬호가 앞서 부상으로 빠진 이상, 이 시점에서 김도영마저 빠진다면 가을야구 싸움중인 KIA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을 수 있다. 최지훈 최원준 김성윤 등 기존 외야수가 모두 좌타라는 점도 관건이었다.


결국 최종 선택은 윤동희였다. 롯데에만 미필 선수 3명이 몰리긴 하지만, 팀당 3명이라는 대전제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우타 및 외야 보강의 목적을 모두 잡는 한수였다. 극적인 대표팀 막차였다. 윤동희는 이날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3안타 활약을 펼치며 대표팀 합류를 자축했다.


"인생 모르네"…'상무 탈락→국대 발탁' 역대급 전화위복…20세 외야수 …
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롯데 윤동희. 창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7.13/
올시즌 윤동희는 풀타임 첫해다. 지난해에는 4경기 13타석 출전에 그쳤지만, 올해는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했다. 100경기 390타석에 출전, 타율 2할9푼6리 2홈런 3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01을 기록중이다.

당초 올해 목표는 1군에 최대한 오래 머무르는 것. 2번째는 100안타를 넘기는 것이었다. 두 가지 모두 이뤘다. 4월 1군에 등록된 이래 말소 없이 줄곧 1군에 머물렀고, 전날까지 106안타를 쳤다. 그리고 기어코 국가대표의 자리까지 거머쥐었다.

테이블세터부터 중심타선까지 다양한 타순에 기용할 수 있고, 외야도 세 포지션 모두 가능해 활용 폭이 넓다. 어린 선수답지 않게 몸쪽 빠른공에 특히 강점이 있다. 수비에서도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지녔다.


"인생 모르네"…'상무 탈락→국대 발탁' 역대급 전화위복…20세 외야수 …
조세진(왼쪽)과 이민석. 사진=자이언츠TV
최근 롯데 구단 유튜브에는 입단 동기인 이민석과 조세진이 윤동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이민석은 지난해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뒤 올해초 필승조로 거론됐지만, 개막과 함께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해 재활중이다. 조세진은 상무에서 뛰고 있다.

두 사람은 "요즘 네 절친(윤동희) 날아다니더라", "같이 상무 지원했다 혼자 떨어졌는데 1군에서 잘한다", "인생 모르는 거야" 등의 대화를 나눴다.

야구도 인생도 참 모를 일이다. 전화위복의 사나이 윤동희가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거머쥘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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