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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상대전적 7승2패. 그 무서운 호랑이도 곶감은 무서워 하듯 2위를 달리는 KT 위즈에게도 천적은 있었다. 바로 KIA 타이거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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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종국 감독은 "구단 관계자로부터 얘기를 들었고, 기사로 봤다"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던지는 것을 보시면 아시지 않나. 다음 선발 등판도 한다"면서 "부상이 있으면 솔직히 던지게 하면 안된다"라고 항변했다.
당초 KIA는 이날 이의리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려고 했으나 대표팀에서 탈락을 하는 바람에 다음 선발 로테이션에도 등판을 해야해 1군에 남겨 놓았다.
KT는 항저우 멤버 중 강백호를 광주에 데려오지 않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KT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가 마지막 타석 때 자신이 친 파울 타구 때 발등을 맞았다. 중요한 대회에 나가는데 굳이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그동안 타격감이 잘 올라왔는데 자칫 잘못되면 안되니까. 하루 쉬고 대표팀에 합류하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같은 대표팀인 박영현은 함께 광주로 내려왔다고. 이 감독은 "박영현은 홀드 1위인데 홀드 하나라도 더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어제도 홀드 상황이 되면 무조건 올리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마침 옆에 박영현이 지나가자 이 감독은 "오늘 홀드 상황되면 무조건 나간다"라고 미리 통보를 하기도. 박영현은 21일까지 32홀드로 2위 SSG 노경은(24홀드)에 8개차로 앞선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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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원래 잔디에 미끄러져야 했는데 미끄러지지 않으면서 근육에 통증이 왔다고 하더라"면서 "근육이 위 아래 두군데 파열이 왔다. 회복까지 최소 4주라고 한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KT와 KIA는 모두 왼손 외국인 투수를 선발로 냈다. KT는 웨스 벤자민, KIA는 토마스 파노니가 선발로 나왔다.
벤자민은 올시즌 27경기에 등판해 15승5패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 중이다. 다승 2위에 올라있다. 지난 2020년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기록한 KT 한시즌 최다승인 15승과 타이기록. 1승을 더해서 16승이 되면 KT 투수중 한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시즌 초반 에이스로서의 중압감속에서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으나 윌리엄 쿠에바스가 온 이후 안정감을 찾았다. 8월 들어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을 보였지만 9월에 오면서 다시 좋아지는 모습. 6일 LG전서 7이닝 5안타 1실점, 12일 SSG전 8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고, 17일 한화전에선 우천으로 3시간 넘게 지연되는 바람에 4이닝 2안타 3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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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벤자민 공략을 위해 이창진(좌익수)-김도영(3루수)-김선빈(2루수)-최형우(지명타자)-소크라테스(중견수)-이우성(우익수)-김태군(포수)-변우혁(1루수)-김규성(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우타자 6명에 좌타자 3명이다.
올시즌 투구 분석표를 보면 39%를 직구로 구성하는데 평균 구속이 143.6㎞이다. 24.1%가 커터이고 평균 136㎞이고 슬라이더가 22.8%이고 평균 126.8㎞. 즉 직구와 커터, 슬라이더 3가지 구종으로 주로 던진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투심(5.2%)을 가끔 섞는다.
KIA 선발 토마스 파노니는 지난해에 이어 올시즌도 대체 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11경기서 4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4승2패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 중이다.
6일 두산전에서 6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좋은 피칭을 했는데 12일 삼성전서 5⅓이닝 6안타(1홈런) 3볼넷 7실점, 17일 두산전서 5이닝 8안타(2홈런) 5실점(4자책)으로 2경기 연속 부진했다.
커터가 주무기다. 평균 구속이 138.7㎞인데 전체의 45.4%를 차지한다. 평균 141.7㎞의 직구가 32%. 직구와 커터가 77%에 이르고, 여기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넣어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다.
KT는 이날 배정대(중견수)-황재균(3루수)-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문상철(지명타자)-장성우(포수)-김상수(유격수)-조용호(우익수)-오윤석(2루수)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파노니에 대비해 우타자만 8명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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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초 삼자범퇴로 막은 파노니는 2회초 선두 4번 박병호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이후 3명의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3회초엔 2사후 1번 배정대에게 볼넷, 2번 황재균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1,2루의 위기에 몰렸으나 3번 알포드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4회초에도 2사후 6번 장성우에게 가운데 담장을 맞는 큰 2루타를 허용했지만 7번 김상수를 유격수앞 땅볼로 처리했다. 5회초엔 선두 8번 조용호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9번 오윤석을 유격수앞 땅볼, 1번 배정대를 삼진, 2번 황재균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KIA는 5회말 볼넷으로 출루한 소크라테스가 2사후 2루 도루에 포수 장성우의 송구 실책으로 3루까지 갔으나 김태군의 우익수 플라이로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6회초 2사까지 파노니의 피칭은 문제가 없었다. 쉽게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6번 문상철과의 승부에서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았으나 연속 볼 2개를 던졌고 이후 5구째가 문상철의 무릎쪽을 맞혔다. 2사 1루. 그러는 사이 파노니의 투구수는 95개까지 늘어나 있었다. 교체 시기가 왔다.
벤치에서 사인이 나왔다. KIA는 가장 믿는 임기영을 올렸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였다. KT가 파노니에게 막혔던 공격을 임기영을 상대로 풀었다. 6번 장성우가 좌중간 안타를 쳐 2사 1,3루를 만들었고 7번 김상수가 깨끗한 중전안타를 쳐 1-2로 추격했다. 이어진 2사 1,2루서 8번 조용호가 볼넷으로 골라 2사 만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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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니는 5⅔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1사구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2대1의 승리로 시즌 5승. 이날 최고 140㎞의 커터를 가장 많은 38개 던졌고, 최고 122㎞의 커브를 23개, 최고 143㎞의 직구를 20개, 최고 135㎞의 체인지업을 14개 구사했다.
KT는 1점차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5회까지 99개의 공을 던진 벤자민을 내리고 홀드 1위 박영현을 올린 것. 벤자민은 5이닝 동안 6안타 3볼넷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패전 위기에 몰렸다.
생소한 6회말에 오른 박영현은 8번 변우혁을 삼진, 9번 김규성을 유격수앞 땅볼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늘려나갔으나 1번 이창진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해 위기에 몰렸으나 2번 김도영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전상현이 7회초에도 올라 KT의 배정대 황재균 알포드의 1,2,3번을 쉽게 제압했고, KIA는 7회말 1사후 4번 최형우의 2루수 내야안타로 다시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대주자 최원준을 투입.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삼진으로 물러났고, 동시에 2루 도루했던 최원준도 아웃되며 기회가 무산됐다. 박영현은 2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의 안정적인 피칭을 마지막으로 23일 대표팀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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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말에도 KIA는 KT 세번째 투수 손동현에 막혀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KIA는 1점차를 지키기 위해 9회초 마무리 정해영을 올렸다. 그러나 KT는 선두 8번 조용호가 좌중간 안타로 마지막 기회를 만들었다. 이강철 감독은 곧바로 9번 오윤석 대신 이시원을 대타로 냈다. 희생번트를 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두번 연속 번트를 댄 것이 파울이 돼 2스트라이크가 되자 이젠 타격을 하기 위해 대타 이호연으로 교체. 그리고 이호연이 좌중간 안타로 무사 1,2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이번에도 이 감독은 번트를 위해 배정대 대신 송민섭을 대타로 냈다. 그런데 초구 볼 이후 또 두번 연속 번트가 파울이 되자 다시 안치영으로 교체. 그러나 안치영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1아웃.
2번 황재균의 중견수쪽으로 빠지는 타구를 쳤다. 그런데 2루수 김선빈이 잡아 대수비로 나온 유격수 박찬호에게 던져 2루에서 잡은 뒤 박찬호가 힘차게 1루로 던졌지만 세이프.
2사 1,3루에서 3번 알포드가 볼넷을 골라 2사 만루가 됐다.
KIA 마무리 정해영과 KT 4번타자 박병호의 9회 2사 만루의 끝판 대결.
초구 볼에 포수 김태군이 마운드에 올라가 정해영을 다독였으나 볼 2개가 연속으로 들어갔다. 3B의 밀어내기 볼넷 위기에서 스트라이크 1개가 들어갔다. 5구째 박병호가 쳤고 좌익수 이창진이 파울지역까지 쫓아가 공을 잡아내 경기를 끝냈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