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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 승부가 오늘 최고의 명장면 같네요. 어?"
21일 수원KT위즈파크. 롯데는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을 앞둔 나균안이 선발로 나섰다. 상대 선발은 '롯데 킬러' 배제성.
앞서 3경기 연속 110구 이상을 던지며 자신의 단일 경기 최다 투구수를 잇따라 경신한 나균안이다. 3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였다. 이종운 롯데 감독대행은 "오늘도 5이닝 이상을 던져주길 기대한다. 6이닝 해주면 최고"라고 했다.
1회 2사 1,2루 위기를 잘 넘겼다. 2회는 3자 범퇴였다. 그리고 운명의 3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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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대 블러드는 달랐다. 무사 만루에서 강백호를 삼진 처리했다. 그리고 1사 만루에서 박병호와 마주했다.
승부처의 냄새를 맡은 대타자는 끈질겼다. 존 구석구석을 공략하는 나균안을 상대로 거듭 파울을 치며 10구까지 버텼다. 전직 메이저리거 김선우 해설위원은 "이 승부가 오늘 경기 최고의 명장면"이라며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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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살로 끝날 이닝이 순식간에 2실점(무자책). 다음 타자 알포드의 1타점 2루타가 이어지며 점수는 순식간에 0-3이 됐다. 키스톤 콤비가 실책 하나씩을 주고받으며 국대 선발을 뒤흔든 모양새다. 3회말 한이닝 투구수만 31구에 달했다.
4회에는 나균안 본인의 실책이 나왔다. 1사 후 김상수의 투수 왼쪽 땅볼 때 급하게 처리하려다 1루에 악송구를 한 것. 1안타 1실책으로 기록됐지만, 후속타를 끊어내며 실점은 하지 않았다.
5회말 또다시 나균안의 힘을 빼놓는 장면이 나왔다. 선두타자 황재균이 안타로 출루한 상황. 나균안은 강백호를 2루 땅볼로 유도했지만, 박승욱이 공을 잡다 떨어뜨려 선행주자만 잡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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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해설위원은 "투수가 야수의 도움을 받으면서 투구수를 아껴야하는데, 오히려 끝나야할 이닝이 끝나지 않으면서 투구수가 늘어났다"면서 "투수가 할 일을 다했는데 야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저러면 투수는 확신 없이 혼자 하는 야구를 하게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