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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다가온 겨울야구, 이대로면 APBC 준비 파행 불가피…'도쿄 참사' 반복되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3-09-20 22:58 | 최종수정 2023-09-21 11:10


현실로 다가온 겨울야구, 이대로면 APBC 준비 파행 불가피…'도쿄 참사…
◇2017 당시 APBC 대표팀. 스포츠조선DB

현실로 다가온 겨울야구, 이대로면 APBC 준비 파행 불가피…'도쿄 참사…
◇2017 당시 APBC 대표팀.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3 KBO리그 포스트시즌 개막이 점점 미뤄지면서 오는 11월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준비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APBC는 오는 11월 16일 개막한다. 한국과 일본, 대만, 호주 4개국 24세 이하(U-24) 대표팀이 도쿄돔에 모여 사흘 간 풀리그를 치르고, 상위 두 팀이 11월 19일 결승전으로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당초 시즌 일정대로면 APBC 준비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였다. 올해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가운데 리그 중단 없이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고, 포스트시즌은 늦어도 10월 말에 끝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연이은 비가 발목을 잡았다. KBO가 지난달 일찌감치 미편성 경기와 우천 순연 경기를 재편성한 잔여 일정을 내놓았고, 지난 10일부터 10개 구단이 정규시즌 남은 경기를 소화 중이다. 그런데 잔여 일정 발표 뒤에도 비로 우천 취소가 잇따라 나오면서 '재편성의 재편성'이 불가피해졌다. 예비일이 없어 미뤄진 추후 편성 경기 수를 고려하면, KBO가 앞서 잔여일정 최종일로 정했던 10월 10일보다 1주일에서 열흘 정도 더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가을야구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4~5위팀 간 와일드카드결정전(최대 2경기)을 시작으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이상 각 최대 5경기)를 거쳐 한국시리즈(최대 7경기)까지 이어진다. 정규시즌 최종전 종료 이틀 후 4위팀이 1승을 안은 와일드카드결정 1차전이 펼쳐진다. 각 시리즈 이동일, 휴식일까지 고려하면 포스트시즌 총 일정은 28일이 소요된다. 이렇게 되면 포스트시즌을 APBC 개막 전에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


현실로 다가온 겨울야구, 이대로면 APBC 준비 파행 불가피…'도쿄 참사…
◇2017 당시 APBC 대표팀. 스포츠조선DB

현실로 다가온 겨울야구, 이대로면 APBC 준비 파행 불가피…'도쿄 참사…
◇2017 당시 APBC 대표팀. 스포츠조선DB
이미 정해져 있는 APBC 일정을 '집안 사정'으로 연기할 수는 없는 노릇. 최악의 경우, 포스트시즌 기간 중 APBC에 나설 선수를 대표팀에 소집해 나서는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 명색이 대표팀이고 국제대회라는 점에서 가을야구를 치르지 않는 나머지 팀에서만 선수를 차출할 수는 없는 일. KBO와 대표팀 모두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일정에 맞춰 대표팀이 소집된다고 해도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줄지도 불투명하다. 예년보다 크게 길어진 시즌 일정 탓에 선수들의 피로누적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포스트시즌 일정까지 소화하고 합류하는 선수는 휴식 탓에 제대로 호흡을 맞춰볼 새도 없이 실전에 나서는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


현실로 다가온 겨울야구, 이대로면 APBC 준비 파행 불가피…'도쿄 참사…
◇스포츠조선DB

현실로 다가온 겨울야구, 이대로면 APBC 준비 파행 불가피…'도쿄 참사…
◇스포츠조선DB
최근 국제 무대마다 눈물을 흘린 한국 야구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여곡절 끝에 금메달을 얻었으나, 이후 2019 프리미어12 준우승과 도쿄올림픽 노메달, 2023 WBC 1라운드 탈락 수모 속에 속절없이 추락했다. 공교롭게도 3개 대회 모두 일본 도쿄에서 펼쳐졌던 대회였고, 이번 APBC 역시 같은 장소에서 치러진다. 언젠가부터 한국 야구에 도쿄는 사지(死地)가 되어 버렸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이번 APBC에서도 '참사' 꼬리표를 떼지 못할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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