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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류현진보다 중요했던 건 바로 팀.
류현진은 잘 던졌다. 기록만 놓고 보면. 4⅔이닝 무실점이었다. 팀도 5회말 1-0 리드 상황이었다. 그런데 슈나이더 감독은 승리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긴 시점에 류현진을 교체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매우 서운한 결정일 수 있었다. 보통 감독들은 선발투수를 리드 상황에서 잘 내리지 않는다. 개인 승리가 그 경기 최고 목표인 선발투수이기에, 승리 요건을 챙겨주려 노력하기 마련이다. 특히 에이스급 투수들의 경우 선수의 의사를 존중한다. 아마, 승리 요건까지 아웃 카운트 1개를 남기고 내려가고 싶은 선수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잔인했지만, 냉철한 결정이었다. 왜냐면 이날 류현진은 내려가기 전까지 안타 6개, 볼넷 2개를 허용하며 살얼음 위에서 공을 던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료들의 호수비, 적시에 나온 병살타 등 힘겹게 위기를 넘기고 또 넘기고 있었다. 감독 입장에서는 투구수 90개가 다가오는 시점, 류현진을 뒀다가 큰 타구를 한 방 맞을 수 있다는 '쎄한'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슈나이더 감독은 경기 후 "류현진의 투구수와 이전 이닝에서 보여줬던 투구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반영한 결과"라고 교체 이유를 정확히 설명했다
중요한 건 류현진도 이를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경기 후 "선수가 받아들여야 한다. 코치들의 판단을 믿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즌 초반이거나, 팀 순위 싸움이 크게 중요하지 않을 때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 베테랑 선수로서 자존심이 상할 법 했겠지만, 지금은 매 경기 결승전이라는 걸 류현진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