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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이 나갔는데 무실점, 뛰어난 위기관리? 그저 행운일 뿐? 어쨌든 146.6㎞ 최고 구속 찍었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3-09-18 13:32 | 최종수정 2023-09-18 13:35


9명이 나갔는데 무실점, 뛰어난 위기관리? 그저 행운일 뿐? 어쨌든 14…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18일(한국시각)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1회초 투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9명이 나갔는데 무실점, 뛰어난 위기관리? 그저 행운일 뿐? 어쨌든 14…
류현진은 6안타와 2볼넷, 수비실책 1개로 9명의 주자를 내보냈지만, 한 점도 주지 않은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뽐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뛰어난 관리능력일까. 아니면 운이 따른 것일까.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주자를 숱하게 내보내면서도 실점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감독은 승리투수 요건 앞에서 단호했다. 그리고 토론토는 3연승을 달성하며 와일드카드 2위로 올라섰다.

류현진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4⅔이닝 동안 6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발군의 피칭을 과시했다.

보스턴은 류현진을 상대로 수비 실책 1개를 포함해 9명의 타자가 출루했지만, 한 명도 홈에 이르지 못했다. 류현진은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8타자를 맞아 7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캐나다 매체 TSN은 '류현진은 위기를 탈출하는데 있어 대가(大家)다운 투수임을 증명했다'면서 '2회와 3회 연속으로 무사 2,3루 상황을 모면했고, 4회에도 1,3루 상황에서 병살타로 주자들을 묶었다'고 평가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류현진은 2회 선두 라파엘 데버스와 애덤 듀발에게 각각 내야안타, 그라운드룰 2루타를 허용하며 무사 2,3루에 몰렸다. 그러나 파블로 레이예스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3루주자 데버스를 홈에서 잡았고, 트레버 스토리를 중견수 플라이, 보비 달벡을 우익수 뜬공으로 각각 제압하고 무실점으로 넘겼다.

3회에도 같은 상황이었다. 무사 2,3루서 롭 레프스나이더를 좌익수 플라이, 저스틴 터너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데버스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를 맞은 뒤 듀발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에는 1사후 스토리가 3루수 맷 채프먼의 송구실책으로 나가고 달벡에게 좌전안타를 내줘 1사 1,3루에 몰렸지만, 리즈 맥과이어를 유격수 병살타로 잡고 또다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그런데 보스턴 입장에서는 운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2회 무사 2,3루서 레이예스가 친 땅볼이 유격수 보 비šœ에 잡혀 홈으로 뛰어들던 데버스가 태그아웃됐는데, 이 과정에서 2루주자가 움직이지 못한 게 보스턴에겐 불운이었다. 다음 타자 스토리가 제법 멀리 중견수 뜬공을 쳤지만, 3루에 주자가 없었다.

3회에도 무사 2,3루서 레프스나이더가 친 외야 플라이가 좌중간에 짧게 떠 3루주자 맥과이어는 홈으로 뛸 시늉조차 낼 수 없었다. 터너의 땅볼도 3루수 강습 타구가 돼 맥과이어는 3루에 묶였다. 타구의 방향이 보스턴이 바라는 반대 방향으로 흘렀다. 반대로 류현진과 토론토에는 행운이었다.


9명이 나갔는데 무실점, 뛰어난 위기관리? 그저 행운일 뿐? 어쨌든 14…
류현진이 5회초 1사 1,2루에 몰리자 존 슈나이더 감독이 올라와 공을 건네받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존 슈나이더 감독은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5회 2사 1,2루에서 류현진을 바꾼 이유라고 봐야 한다. 투구수는 이미 83개를 다다랐다. 슈나이더 감독에게 류현진의 한계 투구수였다.

4회까지 63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5회 1사후 레프스나이더에게 내야안타를 내줬다. 높이 바운드된 공을 류현진이 잡으려다 놓치는 바람에 1루로 던지지 못했다. 류현진은 이어 터너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뒤 데버스에게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5회에만 20개의 공을 던진 상황에서 또다시 득점권 위기. 이미 불펜에서 가르시아가 몸을 풀고 있었고, 슈나이더 감독은 지체없이 투수교체를 단행했다.


9명이 나갔는데 무실점, 뛰어난 위기관리? 그저 행운일 뿐? 어쨌든 14…
류현진이 2회 투구 도중 하늘을 가리키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나 류현진은 이날 복귀 후 최고 구속을 찍었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37개를 던진 포심 직구 구속은 최고 91.1마일(146.6㎞), 평균 89.1마일(143.4㎞)이었다. 지난 8월 1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91.1마일 싱커를 한 개 던진 적이 있지만, 포심으로는 이날 구속이 최고치였다. 평균 구속이 89마일을 넘긴 것도 복귀전이던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이후 처음이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24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다. 구속이 더 오른다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긍정적인 신호다.

토론토는 3대2로 승리, 이번 보스턴과의 3연전을 싹쓸이하며 83승67패로 AL 와일드카드 2위를 탈환했다. 3위 텍사스 레인저스에 0.5게임차, 4위 시애틀 매리너스에 1경기차로 앞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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