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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폭주하다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난 시즌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62경기 출전에 그쳤다. 새끼 발가락을 크게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햄스트링 부상까지 덮쳤다. 타율 2할4푼5리(237타수 58안타), 6홈런, 29타점. 이전 4시즌 성적을 떠올리면 말이 안 되는 성적이다.
5억5000만원 연봉이 2억9000만원까지 깎였다. 47.3%가 삭감됐다.
지난 3월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조별리그 호주전. 7회 대타로 나가 2루타를 터트렸다. 더그아웃을 향해 기쁨을 표출하는 세리머니를 하다가, 발이 2루에서 떨어져 태그아웃됐다.
대표팀이 호주에 패하고, 본선진출에 실패하면서 강백호에게 비난이 집중됐다. 그가 저지른 실수에 비해 과도한 면이 있었다. 이로 인한 상처가 깊었다.
올 시즌 성적 부진으로 두 차례 1군 전력에서 제외됐다. 40일 넘게 2군에 머물면서 심신을 추스렸다. 야구 인생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9월 초 1군으로 올라와 서서히 기지개를 켰다. 지난 8일 수원 SSG 랜더스전에 모처럼 강백호다운 '한방'을 때렸다. 5회말 대타로 나가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1군 첫 안타가 그랜드슬램이었다. 타격천재는 달랐다.
17일 대전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더블헤더 1차전. 3번-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2안타를 치고 1타점을 올렸다. 1회초 때린 선제 적시타가 7대0 승리를 만든 결승타가 됐다.
2차전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쳤다. 1사 2루에서 추가점으로 가는 디딤돌이 된 안타였다. 경기는 비로 204분간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3대1로 이긴 KT는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잡았다.
1999년 생 프로 6년차. 이번 주말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한다. 의미가 남다른 국제대회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개인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도, 생각하지 못한 일로 구설에 휘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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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KT 감독은 "타격 재능이 굉장히 뛰어난 선수다. 국제대회 성적도 좋았다. 지명타자로 출전할 것 같은데 아시안게임에서 잘 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강백호가 2군에 있는 동안 군살없는 단단한 몸을 만들었다고 했다.
1군에 복귀해 대타로 7경기에 나갔다. 최근 지명타자로 3경기에 출전해 4안타를 쳤다. 아시안게임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강백호에게 아시안게임이 반등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KT 사람들은 '타격천재'가 씩씩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바닥을 치고 올라올 차례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