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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 정도면 '좀비' 수준이었다. 류현진은 때리고, 또 때려도 다시 일어났다.
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각) 홈구장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경기의 중요성을 알아서였을까. 류현진의 컨디션은 좋아보이지 않았지만, 초인같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쓰러질 듯,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았다. 그리고 류현진이 버텨주자 팀의 귀중한 끝내기 승리도 찾아왔다.
류현진의 이날 경기 성적은 4⅔이닝 무실점. 이것만 놓고 보면 깔끔하다. 그런데 4⅔이닝 동안 무려 안타 6개, 볼넷 2개를 허용했다. 이렇게 많은 출루를 허용하고,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는 게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수비 지원도 있었고, 류현진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이 발휘된 순간도 여러차례였다. 류현진과 토론토 팀으로서의 시너지 효과가 안타 6개와 볼넷 2개를 무실점으로 지워내버렸다. 무사 2, 3루 위기도 무실점으로 넘어갔으니 토론토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1회는 우익수 비지오가 보스턴 선두타자 라파엘로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냈다. 시작부터 동료들이 류현진을 도왔다.
2회에소 수비 도움이 컸다. 데버스, 듀발에게 내야안타와 2루타를 연속으로 허용하며 흔들렸다. 하지만 레예스의 내야 땅볼 때 유격수 비셋이 홈에서 데버스를 잡아냈다. 그리고 이어진 1사 1, 2루 위기에서 외야 플라이 2개로 무실점 이닝을 이었다.
3회가 대위기였다. 무사 2, 3루. 여기서는 점수를 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레프스나이더를 얕은 좌익수 플라이로 유도해냈고, 터너를 3루 땅볼로 저지시켰다. 그리고 강타자 데버스와 승부를 거른 뒤 듀발을 선택해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최고의 위기 관리 능력이었다.
4회에도 1사 1, 3루 위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병살타였다. 맥과이어를 6-4-3 병살로 막아내며 숨을 돌렸다.
정말 아쉬웠던 건 5회. 토론토가 1-0 살얼음 리드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5회만 넘기면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못 넘겼다.
1사 후 레프스나이더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터너를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지만 강타자 데버스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여기서 토론토 벤치가 강수를 뒀다. 류현진도 중요하지만, 팀 승리가 더욱 절박한 상황이었다. 류현진에 이어 가르시아를 전격 등판시켰고, 가르시아가 듀발을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류현진에게는 아쉬웠을 수 있겠지만, 팀으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이렇게 류현진을 조기 강판 시키겨 승리 의지를 보였던 토론토. 2-0으로 앞서다 경기 종료를 앞둔 9회초 보스턴에 통한의 2실점을 하며 동점을 내줬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하지만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6번 채프먼이 1루주자 비지오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극적인 결승 3루타를 때려내며 이날 경기를 3대2 승리로 이끌었다. 천금의 끝내기 안타였다.
류현진은 이날 83개의 공을 던졌으며, 평균자책점을 2.93에서 2.62로 떨어뜨렸다. 시즌 성적은 3승3패로 유지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