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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0.132, 39세, 통산 12홈런 DH2차전 포수지만... 147㎞ 직구 홈런. 흔들린 선발 5회까지 승리 투수로... "끝까지 1위 지키도록 하겠다"[잠실 코멘트]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3-09-17 23:12 | 최종수정 2023-09-18 07:40


타율 0.132, 39세, 통산 12홈런 DH2차전 포수지만... 147…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DH 2차전이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LG 선수들이 홈런치고 온 허도환을 빼고 홈런 세리머니를 하며 즐거워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17/

타율 0.132, 39세, 통산 12홈런 DH2차전 포수지만... 147…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DH 2차전이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1사 LG 허도환이 솔로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17/

타율 0.132, 39세, 통산 12홈런 DH2차전 포수지만... 147…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DH 2차전이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1사 LG 허도환이 솔로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17/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예상하지 못했던 타자가 팀 승리를 불러오는 한방을 쳤을 때의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쾌감을 불러온다.

LG 트윈스 허도환이 17일 잠실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서 팬들에게 그런 희열을 맛보게 했다.

허도환은 이날 2차전 선발을 예약했다. 1차전 때 박동원이 선발로 출전하고 2차전엔 허도환이 나가는 것이었다. 박동원이 주전 포수이긴 하지만 포수가 체력 소모가 큰 만큼 1,2차전을 모두 뛰게 할 수는 없는 노릇. LG 염경엽 감독은 "1차전은 박동원이 뛸 것이고, 2차전은 허도환이 선발로 나갔다가 박동원이 교체로 뛰게 될 것"이라고 미리 밝혔다.

허도환은 2차전서 9번타자로 나섰다. 사실 허도환에게 타격을 기대하기는 무리. 올시즌 타율이 1할3푼2리(38타수 5안타)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순도 9번에 놓았다.

그런데 첫 타석이 하필 타격을 해야 하는 찬스였다. 0-2로 뒤진 2회말 2사 2,3루에 허도환의 타석이 왔다. 무사나 1사에서의 찬스였다면 번트를 댔을지도 모를 일. 염 감독이 번트를 가장 잘 대는 LG 선수로 허도환과 김민성 서건창 등을 꼽는다. 이들에겐 상대 수비가 100% 번트 수비로 압박을 들어와도 희생번트 사인을 낼 수 있을 정도로 믿음이 깊다. 하지만 이번엔 2사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쳐야 했다. 풀카운트에서 149㎞의 낮은 직구에 타격을 했으나 높게 뜬 3루수 파울 플라이.

3-2로 앞선 4회말에 두번째 타석이 돌아왔다. 1사후 타석에 들어선 허도환은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147㎞의 바깥쪽 낮은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날렸다. 자신의 올시즌 두번째 홈런이었다. 통산 13번째 홈런. "상대 투수가 몸쪽 빠른 공을 잘 던지는 투수라 직구만 생각을 했었고 맞는 순간 넘어갔다고 생각을 했었다"라며 노림수가 통했다고.

선수들이 얼마나 허도환의 홈런이 놀라고 즐거웠는지 더그아웃에서 어깨동무로 원을 만들어 함께 뛰는 세리머니에서 허도환을 기다리는 척 하다가 허도환이 세리머니를 하러 오자 일부러 자신들끼리만 세리머니를 하며 즐거워했다. 이 홈런이 발단이 돼 LG는 4회말에 3점을 더 뽑아 7-2로 앞서며 승부를 완전히 갈랐다.

허도환은 초반 흔들리는 임찬규를 끝까지 도와 5회까지 던지게 했다. 1회초 4연속 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지만 하재훈과 김성현을 연속 삼진으로 추가 실점을 막았고, 3회초에도 2루타와 4사구 2개로 만루 위기에 몰린 뒤 하재훈에게 안타를 맞아 1점을 주고서 연속 내야 땅볼로 결국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이후 4,5회엔 연속 삼자범퇴로 임찬규를 승리투수로 만들었다. "초반에 안타들이 나와서 패턴을 조금 바꿨다. 오늘 찬규의 직구가 너무 좋아서 직구 위주로 패턴을 바꿨는데 그 점이 잘 통한 것 같다"라고 했다.

5회말 타석 때 박동원으로 교체되며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출전이 규칙적이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나이가 들어서 더 힘들지만 야구 선수로서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다. 팀을 위해서 더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는 허도환은 "팬분들께 너무 감사 드리고, 시즌이 얼마 안 남았는데 끝까지 1위 자리 지키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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