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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알아볼 때까지" 조바심 이겨낸 인고의 10년, 비가 안겨준 행운에 '함박미소'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09-13 22:49 | 최종수정 2023-09-14 00:05


"팬들이 알아볼 때까지" 조바심 이겨낸 인고의 10년, 비가 안겨준 행운…
인터뷰에 임한 심재민. 김영록 기자

[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호연이가 너무 잘해서…조바심이 컸다. 나도 빨리 잘하고 싶었다."

심재민의 표정은 밝았다. 자신에게 따라붙는 '리틀야구 시절'이란 꼬리표를 조금이나마 떼어낸 후련한 미소였다.

롯데는 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3대1, 6회 우천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선발투수에게 40분 늦어진 경기 시작이 달가울리 없다. 그래도 비 덕분에 빠르게 경기가 마무리되면서 3연패의 늪을 탈출했다. 최근 불방망이를 과시하는 KIA임을 감안하면 우천 콜드가 다행스럽다.


"팬들이 알아볼 때까지" 조바심 이겨낸 인고의 10년, 비가 안겨준 행운…
1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 5회말 롯데 심재민이 투구 전 로진을 입으로 불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13/
올시즌 KBO리그는 아직 완봉이 한경기도 없다. 만약 5회 1실점이 없었다면 시즌 첫 완봉승 투수로 기록될 수도 있었다. 결과만 보면 쑥스러운 일도 피했다. 당초 6회까지 던질 예정이었지만, 4회 이후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5회에 초점을 맞췄다.

경기 후 만난 심재민은 "볼보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넣는데 집중했다. 존을 넓게 보고 던졌다. 길게 던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미소지었다. "선발 기회를 얻은 만큼 매경기 책임감 있게 던지겠다"는 다짐도 더했다.

2경기 연속 5이닝 1실점 역투다. 심재민은 "KT 시절부터 선발 준비를 많이 했는데, 기회가 닿지 않았다"면서 "KIA는 직구에 반응 좋은 타자가 많아 변화구를 준비했다. 체인지업 커브가 잘됐다"고 돌아봤다.


"팬들이 알아볼 때까지" 조바심 이겨낸 인고의 10년, 비가 안겨준 행운…
1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 5회말 무사 1루 롯데 심재민이 KIA 최정용의 번트타구를 잡아 1루로 토스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13/
트레이드 대상이었던 이호연의 초반 맹활약이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심재민은 "호연이 플레이나 기사가 많이 보이더라. 조바심이 났다. 나도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롯데 와서 러닝, 웨이트 많이 했다. 체중관리가 시작이었다. 성격이 급한편이라 빨리 운동하고 올라가서 잘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들 선발 체질이었네 하고 놀리더라. 어릴 때부터 야구를 하면서 '하고 싶다' 생각하게 잘된적이 하나도 없는데, 다음 등판 때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한번 해보고 싶다."

고향팀이지만 아직 사직구장 앞 광장이 아니고선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 "(박)세웅이나 (나)균안이랑 같이 다니면 그쪽을 알아본다. 나는 '누구지'하는 표정"이라며 "사인 열심히 해드리려고 한다. 그래야 좀 알아봐주시지 않을까. 야구도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팬들이 알아볼 때까지" 조바심 이겨낸 인고의 10년, 비가 안겨준 행운…
1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 롯데 선발투수 심재민의 투구를 지켜보는 KIA 양현종의 모습.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13/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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